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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스쳐 가지만 마음은 남는다

부제- 트렌드의 표면 아래, 변하지 않는 인간의 따뜻함.

by YEON WOO

요즘은 모든 것이 유행으로 시작해 유행으로 끝난다.

한때는 열광하던 음악도, 모두가 찾던 카페도,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조차도

순식간에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가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래 머무는 것을 두려워한다.

느리면 낡고, 진지하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쩐지 늘 가볍게 웃고,

깊은 마음은 속으로만 삼킨 채

‘요즘 사람답게’ 살아가려 애쓴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여전히 믿고 있다.

트렌드는 스쳐 가지만, 마음은 남는다는 걸.

한 번쯤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유행이 끝난 노래를 우연히 들었는데,

그때의 공기와 온도가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순간.

그건 단지 멜로디 때문이 아니라,

그 노래 속에 담긴 누군가의 마음이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친구가 건넸던 짧은 메시지,

어느 겨울날 손난로처럼 따뜻했던 말 한마디.

그건 유행도, 형식도 아니었다.

그저 진심이었다.

그리고 진심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건 트렌드가 아닌, 기억의 온도로 남는다.

세상은 점점 더 새로워지려 애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누군가를 향한 다정함,

포근한 손의 감촉,

눈빛 속의 위로.

그건 어떤 시대에도 통하는 언어다.

유행이란 결국 사람이 만든 일시적인 파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마음은 바다처럼 깊다.

파도는 사라지지만, 바다는 남는다.

그리고 그 바다를 채우는 건 늘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다.

나는 요즘도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다.

낡은 편지, 해진 스웨터, 손글씨,

그리고 오래된 마음들.

그 안에는 시간이 남긴 온기가 있다.

조금은 투박하지만, 진실해서 더 오래 남는 것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사람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한 문장을 남길 수 있다면,

그건 어떤 트렌드보다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유행은 늘 스쳐 간다.

하지만 그 유행의 순간마다,

누군가의 웃음과 마음이 있었음을 잊지 말자.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오래된 다정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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