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혁신의 배경(5)

중국의 독자적 기술혁신과 지정학적 경쟁 시대 (2016–현재)

by 노바티오Novatio

2010년대 중반에 이르러 중국의 기술 발전은 "따라잡기"에서 "세계 선도" 모델로의 전략적 전환을 특징으로 하는 새롭고, 더 야심찬 단계에 진입했다. 이러한 전환은 2015년에 발표된 포괄적인 산업 계획인 "중국 제조 2025"(中国制造 2025, MIC2025) 정책에 공식적으로 명시되었다.


10년 단위 주기로 국가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착실히 시행하고 있는 중국 정부이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처럼 정권에 따라 국가 정책이 엎치락뒤치락 하지 않는 중국이기에 한 번 수립된 정책은 일관되게 시행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고 무서운 지점이다.

Made In China 2025 핵심 육성 산업 10개 분야 (Source: State Council of USA)


"MIC2025"는 'Made in China 2025'의 약자로, 중국이 2015년에 발표한 제조업 발전 전략이다. 이 계획의 목표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이라는 저가 대량 생산 국가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반의 제조업 강국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저가 중심의 제품, 대량 생산 국가 혹은 한국인들이 종종 언급하는 어쩌다 발생한 '대륙의 실수'가 아니라, 진정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지속적인 개발 및 생산(제조)으로 연결되는 신흥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는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줄이며, 차세대 IT, 로봇공학, 항공우주 기술, 해양 엔지니어링, 고속철도,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시스템(스마트 그리드), 첨단 기술의 농기계, 신소재, 바이오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 10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제조업(공장)에 인공지능(AI)과 사물 인터넷(IoT) 등 정보 기술을 결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여기에 2025년까지 핵심 자원인 반도체 소비의 70%를 국내 제품으로 충당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설정했다.


중국 정부(지방 정부 포함) 차원에서 MIC2025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입한 순수 공적자금 중에서 미디어를 통해 확인된 것만 약 '520억 1100만' 달러이다. 한국 돈으로 약 67조 6100억 원 이상이다.

미국이 2025년 들어와서 극도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올해(2025년)가 지난 10년 전에 세운 중국의 국가 미래전략이 거의 대부분 이행 및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미국 정부는 이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을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미국은 MIC2025를 자국의 기술 및 군사적 우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중국의 기술적 부상을 제한하기 위해 무역 제재 및 수출 통제와 같은 다층적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은 특히, 중국의 핵심 통신업체와 반도체 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아래)


ZTE(Zhongxing Telecommunication Equipment 중싱통신설비, 中兴通讯股份有限公司, 중국 기업으로 통신 장비 및 시스템을 설계하고 생산) 및 화웨이(Huawei)와 같은 중국의 주요 거대한 IT 기업들을 미국 수출품 구매에서 제외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

동맹국들에게 중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를 막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

엔비디아(Nvidia) 및 AMD(Advanced Micro Devices의 약자,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주로 CPU 중앙처리장치와 GPU 그래픽처리장치를 설계하고 제조)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의 첨단 AI 칩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

미국 시민 및 거주자들이 중국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


이에 대응하는 중국은 자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내 노력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에 대한 자체 수출 제한으로 보복했다. 이 갈등은 중국의 장기적인 자립 목표를 강화했으며, 외부의 압력은 중국의 전략적 계획을 위한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중국의 독자적 혁신 추구는 단순한 경제적 야망에서 ‘국가 안보‘ 문제로 격상되었다.


이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 시대에는 국가와 민간 기업 간의 관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 같은 소비자 기술 거인들이 주도하는 민간 부문이 혁신의 역동적인 엔진으로 남아 있다.


반면, 중국의 기간 인프라를 담당하는 다양한 국유기업(SOEs. State Owned Enterprises)은 계속해서 중요하고 근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안정적 성장을 위한 도구이자, 특히 민간 자본이 높은 위험이나 즉각적인 수익성 부족으로 인해 투자하기를 꺼리는 인공지능 및 항공우주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 자원을 먼저 투입하는 동력원으로 간주된다.

TSMC & Synopsys 자료, "MIC2025年 반도체 산업전망" (Source: eMedia Asia Ltd)


동시에 중국 정부는 기술적 돌파구를 위한 선봉장으로서 민간 부문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민간 기업이 중국 첨단 기술 기업의 9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에 대한 상당한 세금 감면과 입법 지원을 포함하는 우호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를 구현하여, 국가 주도 및 민간 주도 혁신의 양면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중국 기술 전쟁은 전 세계 기술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국가들이 이제 잠재적으로 '호환되지 않는 거대한 2개의 기술 강대국' 움직임을 동시에 탐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 주도의 외부 압력은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자급자족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여 과학기술 생태계를 지속 가능한 탄력적 환경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독자적 혁신 추구는 경제적 야망에서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인해 국가 안보 문제로 재정립되었다. 이는 이러한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더 강도 높은 국가 자금 지원, 글로벌 인재 채용, 그리고 전방위에 걸쳐 국가적 노력을 이끌 가능성이 더욱 높다.




한국도 이제는 중국을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러나, 보통의 한국인들은 여전히 머리 속에 각인된 과거 2010년대 이전의 중국 만을 상대하면서 그 시대에서 멈춰 버린 듯 하다. 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이고 단편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중국 관련 사건 사고 뉴스’ 만을 보도하고 있는 주요 언론의 행태도 이런 오래된 이미지를 지속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된다.


역사를 잠시 반추하면, 한국은 조선왕조 시기 1620년대에 대륙의 세력이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명나라) 만을 계속 추종하다가 정묘호란(1627년)을 자초했다. 동아시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사태 파악을 여전히 못한 상태에서 1630년대까지 중국(한족)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계속 유지하다가 병자호란(1636년)을 맞이하였다.

병자호란 중 남한산성에 갖힌 47일간을 다룬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Image: 스포츠조선 화면 갈무리)


급기야 조선왕조의 수장(인조 임금)이 북방의 새로운 이민족이 세운 청나라 태종(홍타이지)에게 이마에서 피가 날 정도로 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항복’을 표명한 치욕적인 역사가 있다.


1900년 대에는 러시아-중국-일본이 각축을 벌였던 혼돈스러운 정세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약 500년 역사를 자랑하던 왕조가 막을 내렸다. 이후, 섬나라 일본에게 주권을 강제로 빼앗기고 35년간 식민지배를 당하는 또 한번의 치욕적인 역사가 있었다.


2025년 9월 현재, 인천에 이어 새로운 차이나 타운이 형성된 서울 대림동 인근에서 반중시위를 넘어서 중국을 혐오하는 집회를 벌이는 현재의 집단은 과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자초한 '당시의 정세 파악을 못했던 정치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집회마다 미국의 성조기도 모자라 이스라엘 국기까지 등장하는 또 다른 세력들이 만들어 가는 '집단행동' 역시 국가를 혼란과 위기로 몰아넣기를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2025년 9월의 오늘은 과거 역사에서 참담하게 경험한 - 일부 세력이 부화뇌동했던 - 3가지 상황(정세파악 미흡, 한쪽으로 치우침, 대책 없이 행동)이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형국으로 판단된다.


대한민국 헌법 21조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 신고만 하면 별도의 허가가 불필요 하기에 누구든지 자유롭게 시위를 개최할 수 있다.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한민국 헌법>, 2025-09-20 접속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 '자유'는 사회 공동체를 분열과 파국으로 몰아가는 무책임한 방종 행위까지 방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상황 판단 잘못하여 국가는 전쟁에 패하고 국민은 노예로 끌려가거나 식민지배를 당하더라도 마침내 이를 극복하고 성장했던 집단 지성(국민)이 이끄는 잠재력을 가진 한국이다. 특출하든 그렇지 않든 1인 리더가 이끄는 나라였다기 보다는 현재도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들이 훨씬 더 많은 ‘똑똑한 나라‘가 한국이다.


고래 싸움(중국-미국-러시아가 만들고 있는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새우등 터지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슬기로움이 개개인에게 더욱 요구되는 '어지럽고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참고자료 References>


芯存社, "MIC2025年半导体产业展望", eMedia Asia Ltd, 2024-12-16

Anton Malkin,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深圳), "Made in China 2025 as a Challenge in Global Trade Governance: Analysis and Recommendations"(PDF), Center of International Governace Innovation, CIGI Papers No. 183, August 2018

Sutter, Karen M., "Made in China 2025 and Industrial Policies: Issues for Congress", Library of Congress (USA), 2024-12-12

Scott Kennedy, "Made in China 2025", CSIS(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2015-06-01

Enrique Feás, "The US-China technology war and its effects on Europe", Elcano Royal Institute, 2023-02-28

The Times of India, "Salt Typhoon Attack: How China hackers may have accessed sensitive US data; tapped into power grids", 2025-09-05

Francesco Macheda , Junxi Liu, "The Role of State-Owned Enterprises in Promoting High-Quality Economic Development: The Case of China", World Review of Political Economy, 2025-03-20 via Scienceopen.com

<대한민국 헌법>,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2025-09-20 접속

Erica York, Alex Durante. "Trump Tariffs: Tracking the Economic Impact of the Trump Trade War", Tax Foundation, September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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