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이 자유로운 사람의 이야기.
나는, 타인에 비해 감정의 표현이 자유롭다. 다들 말하길, 인사이드아웃 “기쁨이(조이)”를 보는 기분이라는 말을 들었고…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너무너무 기빨린다며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사실, 나는 이렇게까지 감정표현이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었다. 수많은 놀림과 따돌림으로, 의기소침해진 편에 낮은 자존감까지 합쳐져 총체적 난국으로 이상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데… 어떻게든 착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그렇게 착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감정표현에 솔직한 성격을 가지게 된 건, 성우연기를 배우고 나서 부터였다. 감정표현을 하지 못하고 나의 언어를 배우지 못했던 나는, 연기를 배우고 나서부터 상처 받은 감정을 토해내며 마음을 치유했다. 내가 유독 좌절이나 우는 연기를 잘하는 이유가 있는데, 마음에 한이 서려서 그렇다.
특히나 뮤지컬 “레드북”이 감정표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는데, 이건 레드북 뮤지컬 리뷰를 하며 쓰겠다.
하지만, 한 번 고삐가 풀린 감정은 결핍이 나을 때 까지 계속 되었는데… 분노를 한 번 표현하고 나니 부당한 상황에 전부 화를 내게 되고,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힘들면 불평을 말하는 일이 생겨버렸는데 여태 너무 많이 참은 나머지… 해소가 되기까지 몇년은 더 걸릴 것 같다. 요즘은 감정 해소가 잘 되어 스스로를 더 잘 제어하게 됐다.
나는 착한아이 증후군을 앓았다. 비밀이 있는데, 나는 좌절 경험이 많아서 앞에서는 착한 태도여도 뒤에선 경계하거나, 말을 듣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상대에게 잘못한 거다.
이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며, 감정을 잘 정리해본다.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해서 글쓰는 게 참 좋다. 이런 내 모습이 좋아. 정말 밝고 사랑스러운 내 모습에 가까워졌으니까.
우울증 과도기 시절 피해를 준 걸 생각하면 조금 그렇지만… 그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거라 믿어야 한다. 괜찮아, 노력해서 책임을 지자.
요즘 감정 관리법은 이렇다.
떠오르는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
기쁨, 슬픔, 서운함, 미움, 질투, 분노
감정의 이름은 자세할 수록 좋다.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진다고? 이걸 생각해선 안된다. 병든 지점에 자세한 견적을 내지 않으면, 치료법이 더 어려워진다.
준비물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뭐든 좋다. 그 감정에 대한 걸 써내려 간다. 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토로한다. 그래야 한결 나아진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스스로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해줘야 한다. 강해질 수 있도록. 그게 떠내려가는 시간 속, 나를 잃지않고 감정을 정리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묵혀둔 감정을 잘 추스르고, 우리… 좌절의 늪에 빠져있지 말자. 그러기엔 네가 너무 소중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