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닌 욕망을 내게, 또 타인에게 주지 마세요.
최근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사랑을 할 것.” 이라는 책의 광고를 봤다. 슈히라는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분은, 사랑의 아픔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를 잘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는 영상을 찍는다.
사랑, 그 감정은 누군가를 애틋하게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그 자체로 온전히 주어지는 것이지,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다. 만약 그(그녀)에게서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이 앞선다면, 그 순간 그 감정의 순수한 이유는 훼손되고 만다.
사랑은 받기 위해 던지는 그물이 아니라, 그저 상대의 존재를 빛나게 바라보는 눈빛이다. 그러니 ‘사랑한다’는 말이 욕망의 탈을 쓰는 순간, 그것은 이미 사랑이기를 멈춘다. 그 사람이 온전히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망각한 채 욕망으로만 굴러가는 오만한 사랑인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외로움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마음에 드리우면, 사랑받길 기대한 마음이 찢겨지며 사랑의 실패에 씁쓸해지게 된다.
근데, 다들 본인의 일에 그리도 열심이면서 왜 타인 사랑 구걸엔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건지? 본인이 제일 사랑하는 건 타인이 아닌, 자기자신이어야 하지 않나. 우리가 타인의 사랑을 구걸하는 이유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왜 몇년동안 본 “나”는 그리도 싫어하고, 몇개월밖에 보지 않은 그 사람은 애지중지 소중히 여기는 건가.
사랑은 타인을 통해 얻는 훈장이 아니라, 내가 나를 존중할 때 비로소 흘러넘쳐 나가는 감정이다. 그러니 나를 외면한 채, 타인의 사랑을 탐하는 순간.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라 결핍의 그림자다.
타인을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보기 전에, 나는 나에게 충분히 연민을 하며 사랑스럽게 보고 그런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 걸맞은 태도를 취하는가?
매일 나에게 깨끗한 마음과 좋은 지식, 예쁜 말. 계획적으로 짠 하루를 선물해주는가? 왜 나에게는 그런 것도 해주지 않으면서, 타인의 사랑을 받으려고 아등바등 하는가.
사랑은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나를 귀히 여기지 않는 한, 타인의 시선은 그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진정한 사랑의 시작은, 내가 나를 가장 사랑스럽게 여기는 데서 비롯된다.
나 역시 욕망과 사랑하는 것 자체를 헷갈려 했기 때문에, 또 알고 나서도 결핍에 지배 됐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사랑에 빠져 허우적 댔던 시절이 있다.
혹시나,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나에게 줄 사랑이 비어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돌보고 관리하지 못한 자리에 공허가 생기면, 그 빈자리를 타인의 존재로 채우려 애쓰는 것이다.
그러니 점검해야 한다. 내 마음은 지금 충만한가, 아니면 고갈되어 매달리고 있는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이, 단지 자기 방치의 그림자는 아닌가.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또 사랑이라는 행위에 대해 오래 고민하고 사유하며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는 자들이여, 자신의 욕망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에게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