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아저씨 어디 갔어?
오늘의 주제는 '택배'.
2016년 5월쯤, 우리 부부의 한국에서의 첫 신혼집에 이사를 했다. 텅 빈 집안을 채우고자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주문을 많이 했다. 며칠 지나서 드디어 발송을 시작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낮에는 혼자 집에 있고 평소에 아주 조금 내성적인 나는 살짝 걱정되었다. 낯선 나라에서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건 조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며칠 뒤 드디어 왔다.
"딩~동!"
"네~"
나는 문을 열면서 얘기했다.
"안녕하세...요."
택배 아저씨? 택배 언니? 어디 계시나요?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나 아직 사인을 안 했는데, 물건을 받아도 되나, 물건은 집 앞에 있으니 갖고 들어가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눈을 씻고 봐도 사람이 안 보여서 그냥 갖고 집에 들어왔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방금 택배가 왔는데, 택배아저씨가 없어. 사인도 안 했는데, 갖고 들어와도 돼?"
(남편의 웃음소리) "응, 한국은 원래 그래."
"뭐? 사인을 안 하면 제대로 배송이 되었는지 어떻게 알아?"
"미리 전화로 집에 있는지 확인만 하고 택배 아저씨는 많이 바빠서 물건을 놓고 벨 누르고 바로 다른 집에 가거든."
이럴 수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러다 잘못 배송이 되면 어쩌시려고. 참 신기하네. 믿음직스럽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주문을 계속하고 택배를 그런 방식으로 받았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니, 택배 아저씨가 없는 게 더 편해졌다. 일본에서는 물건을 받을 때 꼭 사인을 해야 돼서 집에 없으면 나중에 다시 부탁해야 되는데, 한국은 집에 없으면 경비실에서 대리 수락하거나, 집 앞에 놓고 간다.
살아보니 한국의 택배 문화가 더 편하다. 낯선 사람을 보지도 않아도 되는 안전감이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