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행 intro.

소음에 예민한 사람들은 주의하세요

by 깐나

뉴욕 여행 intro.


아직 브런치북 시스템을 잘 파악하지 못해서 연재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던 해외여행 시리즈를 그냥 일반 글로 올려버렸다. 다른 플랫폼처럼 다른 폴더로 옮기는 기능은 없나 보다. 아쉽다. 태국 여행 2건을 통으로 날려버렸다. 혹시 삭제하고 연재물에 다시 올리는 것 외의 방법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세요.

그래서 계획했던 순서대로가 아니라 그냥 다른 순으로 여행을 올릴까 한다. 첫 번째로 결정된 것은 미국 동부여행. 그때의 여행에 대한 기억을 다 잊어버리기 전에 써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2년 반이면 기억이 다 날아가고도 남은 시점이다.

동부여행이라고 이름 지어도 되는 걸까? 뉴욕만 갔다. 펜실베이니아 주든, 뉴저지든 나이아가라 폭포도 아무 곳도 안 갔다. 미국에 갔다가 멕시코를 가는 여정이었어서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고, 그 넓은 대륙을 자유여행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것도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무려 총기 소지 허용 국가이지 않은가.




미국 여행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유럽 여행만큼 어렵게 생각한다. 시간적으로나, 예산적으로나(현재 환율이 1400원대에 이르고 팁은 이제 최소 18~20%를 줘야 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여러모로 찾아보다 보면 생각보다 접근성이 좋다. 뭐 유럽 여행도 마찬가지지만.


나에게 있어서 미국 여행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비행시간이었다. 가는 편은 13시간 정도,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돌아오는 편은 15시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5시간 타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15시간이 대체 무슨 말인가. 청천벽력 같은 정보였지만 다녀와서 또 두 번째 미국 여행을 준비하는 걸 보면 추억은 미화되기 쉽다는 게 사실인 모양.


기내식은 꿀맛이었다 다이어트때문에 반만 먹었지만. 옆에 살포시 맥주도 보인다.


왜냐하면 난 비행시간 동안 너무 힘들었었거든. 미국 가는 길에 앞 좌석에 유튜브를 이어폰도 꽂지 않고 보는 2명의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오누이와 그를 전혀 돌보지 않는 엄마 때문에 너무 열이 받았다.

조금 조용히 해줄 수 있냐고 상냥하게 5번 정도 요청했는데 걔네 보호자가 한마디 주의 주고 또 방치하더라. 귀마개를 꽂고 참아보다가 결국 10시간 참다가 승무원을 불렀다. 앞에 주의 좀 주고 쟤네 태블릿용 이어폰 좀 제공해 달라고. 나름 교양 있게 귀족영애 화법으로 대처했는데 아마 그 보호자들은 말귀를 못 알아들은 모양. 그 긴 비행시간 동안 유튜브를 보는데 이어폰 하나 사줄 생각도 미처 못 하는 수준의 사람이 저렇게 키우니까 저렇게 컸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미래가 기대되는 알파세대 유망주들 아닌가? 층간소음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비행기 좌석 간 소음의 피해자가 돼버렸다. 비행기용 우퍼를 장만하고 싶어졌다.


한국 귀국길에서는 옆자리의 0세 정도 되는 아기가 돌아오는 내내 울어대서, 저렇게 우는데 아기 목에 이상이 안 생기려나 걱정될 정도로 쉼 없이 울어서 괴로웠다. 근데 이건 어쩔 수 없지. 아기니까. 조금만 조용히 울어주겠니? 하고 요청할 수 없으니까. 애가 타는 건 나보다 부모님 쪽이었겠지. 아기의 부모님이 다른 승객에게도, 아기에게도 미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으니까. 신생아 때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기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유스타키오관이 짧아서 압력변화에 적응을 바로 못한다나) 그럼에도 아기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는 피치 못할 사유가 있었겠지 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보았다.

그렇다 해도 짜증 나는 건 짜증 나는 거다.




아무튼 이런 극한체험을 도합 30시간여 하다 보니 오래 타는 비행여정에 너무 질려버렸다. 나중에 쓰겠지만 돌아오는 길에 JFK 공항에서 강제 노숙도 체험당했다(항공사에 컴플레인 걸고 보험사에 전화하고 근처 호텔에도 문의전화 넣고 이것저것 대처한 덕분에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으로 늘었다. AL 받을 듯). 그럼에도, 장기간의 비행시간에도 불구하고 내가 미국 여행을 2번 선택한 것은 단순히 또 가고 싶으니까. 플러스 갈 수 있는 여건이 돼서. 내 머리가 나빠서.


그렇다면 그때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여행을 선택했던 이유? 그냥 단순히 이번엔 멀리 가보고 싶어서였다. 아시아 쪽 여행만 해보니까 지겨웠으니까. 많이는 아니지만 태어나서 20번 정도 해외여행을 했는데 이번엔 다른 주로 가보고 싶었다. 호주? 생각보다 멀지 않고 쉽게 갈 수 있어서 패스. 튀르키예? 그때는 관심이 없었다. 유럽? 내가 7월 달에 갔어야 하는데 유럽이 여름철에 그렇게 덥고 힘들다고 해서 패스. 미국? 자유의 여신상이라, 좀 흥미가 가네. 갔다가 멕시코까지 갈 수 있잖아? 칸쿤이라니, 올인클루시브라니, 세노떼라니 너무 황홀했다(어떻게 보면 미국은 칸쿤을 가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었을 수도 있겠다).


도착하고 밥 먹은 뒤에 나가서 찍은 타임스퀘어. 화려하고 낯설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Empire state of mind가 BGM으로 깔린다. 뉴욕 콘크리트 정글. 이제 출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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