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믿기엔 현실이 너무 날카로울 때

by 세현

우리는 어릴 적, 꿈을 믿는 방법을 배웠다.

노력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고, 진심이면 언젠간 그 마음이 통할 거라고.

그 말을 의심하지 않으며 믿는 것 자체가 나에겐 희망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상은 그 믿음으로 나에게 시험을 걸어왔다.

열심히 해도 결과는 내가 생각하기엔 너무 불공평했고,

진심으로 다가가도 외면받는 일이 다수였다.

그때부터였을까, 꿈이라는 단어는 이제 나에겐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현실은 생각보다 차가웠고 날카로웠다.

부딪히면 상처가 나기 일쑤고,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가 덧나기도 하였다.

그래서 나도, 사람들도 점점 포기와 타협을 하기 시작하였다.

“괜찮아, 이 정도면 충분했어” 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그렇게 마음 한편엔 불씨를 조금씩 덮어두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

조용한 밤, 문득 떠오르는 후회와 미련 속에서

아직 타지 않고 남아있는 재들에서 잔열이 느껴진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꿈을 꾸는 게 왜 이리 힘든 일일까.

누구에게는 당연한 희망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먼 이야기일까.

그래서 한동안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늘을 견디고 살아가는 일에만 집중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에서는 여전히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직 포기하지 못한 나의 조각,

세상의 모서리에 긁혀도 꺼지지 않고 작고 어리석은 열정.


어쩌면 청춘이란,

현실에 무뎌지지 않으려 버티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이유는,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번이라도 진심이었던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일지도.

우리가 그렇게 악착같이 버티고, 견디고, 때로는 울면서라도 살아가는 건

어쩌면 그때 품었던 작은 꿈의 잔불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 아닐까.


이제는 안다.

꿈은 반드시 이뤄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걸.

현실이 아무리 차갑고 날카로워도

그 안에서 무언가를 믿고 싶어 하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청춘의 온도이다.

때로는 그 믿음 하나만으로도 하루를 버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완벽하게 이룰 수 있을 거라서가 아니라,

그 믿음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록 현실이 거칠고 상처투성이 일지라도,

그 속에서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도 우리는 그 빛을 향해 걸어간다.

느리고, 불안하고,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세상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그 속을 통과하면 반짝이는 마음,

그게 바로 청춘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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