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꽃게
까닭모를 생채기 내는 일이
사랑일까 인생일까
어두운 상자 속 집게발로
서로 아까운 다리 잃어가던 너와,
나의 사랑도 닮아있었다.
차라리 그래야지
너의 집게발이 나를 향하는 순간
나의 집게발이 너를 향하는 찰나에
나는 너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비릿한 이 세상속에서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지막 몸짓이니까
너의 애잔한 다리라도
아프지 말라고
생명을 머금은 톱밥을 떨쳐내고
뜨거운 무덤 속으로 고요히 들어간다
언젠가 너도 그렇게 되려나
그럼에도
노을 속 빛이 사그라드는 순간이라도
안도하며 숨쉬길-
푸른물결 속 보듬던 순간을
추억하는 인생처럼
고백합니다. 저는 꽃게요리를 너무 좋아한다고요. 싱싱한 꽃게 한 상자를 사왔어요. 꽃게찜과 꽃게 탕을 준비한다고 상자를 열었지요. 집게발로 서로를 물고 있는 꽃게를 보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지 뭡니까.
그 순간, 꽃게를 보며 우리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말입니다.
그리고는 또 맛있게 꽃게를 먹는 저였습니다.
사는게 이런건가 봅니다. 깨달았다가도 제 욕심을 위해서 또 망각해버리는..
저만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