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해 보이는 너
겨우 한걸음 떼는 아기처럼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쓰는
아이의 목덜미를 본다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이
싸악 사라진다
이제 겨우 여덟 살인데
연한 목덜미,
참 고단하겠다
어쩌니
앞으론 더 고단할 일들이 많을텐데
연한 살결 바라보다
눈을 감고 바다를 그린다
짙푸른 바닷물이 몸을 감싸고
고요한 물속을 유영하는
돌고래로 태어나고 싶어
아이의 연한 목덜미를
바라보며
나직이 속삭인다
울지 말고 자라기를
고요의 바다를
유영하며 지내기를
다양성이라는 가치 위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사람의 가치를 말하지 않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여덟 살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어느 날, 아이의 연한 목덜미가 안쓰럽게 느껴졌더랬지요.
여덟 살 우리 아이들도,
싱싱한 청춘의 시간을 오늘 하루를 위해 쏟아부었던 고단한 아이들도...
모두 저마다의 행복으로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