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들, 잠시 브런치 하실래요?

브런치 작가님들께 보내는 응원

by 반디

브런치에 입문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조금 넘어간다.

귀동냥으로 몇 차례 들어보기는 했지만 내가 이곳의 글방 주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래서 참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인연인 모양이다.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은 잠재된 욕구는 계속 있었지만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이십 년쯤 전에 몇 년간 써왔던 포털 블로그 글을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중단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에 쫓겨 쓰는 글은 온전한 글이 되기 힘들 것 같아서 은퇴 후에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차였다. 스스로 비루한 글솜씨를 잘 알기에 큰 욕심 없이 여태 쓴 글들이 책 한 권의 분량이 될 때쯤, 내돈내산으로 가족들만 족히 볼 수 있는 수량으로 개인출판을 할 생각이었다.

예상보다 조금 일찍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요즘 생활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비로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의 여유마저 생긴다. 현재 하고 있는 일도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지만 내가 선택한 만큼 좋아하고 보람도 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것처럼 견딜 만 하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보람보다는 회의(懷疑)가, 열정보다는 회피가 더 크게 자리하면서 이곳도 이제 곧 떠날 때가 되었음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기도 한다.

브런치에서 내가 풀어놓은 두서없는 글들을 읽어주고 정성껏 라이킷을 눌러 주시는 작가님들이 무척 고맙고 글을 쓰는 힘이 된다. 수천 명의 구독자가 있는 셀럽 작가님들이 방문해 주면 황송하기까지 하다.

브런치에 조금씩 녹아들면서 다른 작가님들의 글방도 기웃대며 작가님들이 한 땀 한 땀 기워낸 주옥같은 글들도 천천히 읽어 나가고 있다. 어떤 삶도 가볍지 않은 만큼 어떤 글도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다양한 자리와 위치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고 계신 작가님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작가를 지망하시는 분들의 글방이라 문체가 유려하면서 아름답기까지 하다. 기성 작가라 해도 손색없을 것 같은 작가님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브런치에만 묵혀두기 아까운 글들에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이러니 작가님들의 따뜻한 댓글에 힘을 얻으면서도 더 쪼그라드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신입과 같은 마음으로 몇 년째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작가님들처럼 한 편의 시와 같은 글들을 쓸 수 있을 거라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그만큼 브런치 작가님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얼마 전 노안과 난시로 돋보기를 맞추러 갔는데 안경사는 계속해서 멀리 보란다. 너무 일만 하지 말고 게으름도 피우면서 먼 산을 쳐다보란다. 근시안적으로 너무 가까운 것만 쳐다보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이참에 돌이켜 생각해 본다. 돈 들어가는 일도 아닌데 왜 조금 더 일찍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는 더 이상 후퇴하고 싶지 않다. 멀리 있는 산이라 힘들겠지만 계속 멀리 보면서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굵고 아름다운 인생 작품들도 하루빨리 출간되어 만나보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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