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충동구매는 무엇을 말하는가
어제 나는 1,000원샵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들어가서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샀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필기구, 세제, 풍선. 카드를 긁으며 영수증이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깐 멈춰 서서 생각했다. 방금 내가 산 것은 정말 이 물건들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충동구매라는 말은 마치 우리가 이성을 잃고 저지르는 실수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충동구매는 우리 내면의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암호 같은 것.
그 물건들을 다시 생각해보자. 필기구는 이미 서랍에 가득한데도 샀다. 세제는 집에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는데도 샀다. 풍선은 쓸 일도 없는데 왠지 예뻐 보여서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들을 샀다.
왜일까? 아마도 그 순간 내가 산 것은 물건이 아니라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깨끗한 것에 대한 준비성, 갑작스러운 축하나 장식에 대한 기대감.
충동구매는 현재의 나와 되고 싶은 나 사이의 간격을 메우려는 시도다. 우리는 물건을 사면서 동시에 새로운 자아를 구입한다. 천 원짜리 노트를 사면서 정리된 사람이 되려 하고, 작은 장식품을 사면서 센스 있는 사람이 되려 하고, 필요 없는 케이블을 사면서 준비성 있는 사람이 되려 한다.
마트에서 계산대를 지나면서 마지막 순간에 집어든 건전지 팩을 생각해보라. 집에 쓸 곳도 없는데 사는 그 건전지는 단순한 예비품이 아니다. 그 순간 당신에게 필요했던 작은 안전감, 준비된 사람이라는 작은 자부심이다.
온라인 쇼핑의 시대는 충동구매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 클릭 몇 번으로 세상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새벽 1시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우리는 천 원, 이천 원짜리 소소한 물건들을 카트에 담는다. 실제로는 잠을 사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평화로운 마음을 사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충동구매를 후회한다. 집에 도착한 택배를 보면서 '왜 이런 걸 샀을까' 생각한다. 아내도 이런 일 때문에 나를 혼낸다. "또 뭘 산 거야?" 하는 한숨 섞인 목소리. 하지만 그 후회와 잔소리조차 의미가 있다. 그것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과정이다.
나는 더 이상 충동구매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나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본다. 내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무엇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를 알려주는 거울 같은 것.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그 작은 구매가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을 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어제 산 물건들이 집 한구석에 놓여 있다. 아마도 곧 서랍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내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조금 더 준비된 사람이 된 기분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