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페인의 사랑은 어디까지?

존중받을 수 있는 사람들

by Luna

유학을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스페인어 학원 친구들과 근처 공원에 놀러 갔다.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도 잠시,
내 눈앞에는 낯선 장면이 펼쳐졌다.


여자와 여자가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나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서 그녀들을 응시했다.

마치 뇌가 잠시 정지한 것 같았다.

그리고 뇌에서 "아?어?잉?" 또 "왜 사람들이 많은 공원에서 여자끼리 키스를 하지?" 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녀들은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 공간에는 오직 두 사람만 있는 듯,
서로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오히려 부끄러움은 only 나의 몫이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스페인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세계 세 번째 나라였다.
사랑에는 정해진 틀도, 한정된 범위도 없다는 것.
그 사실이 나를 놀라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거리를 걷다 보면 남남, 여여 커플들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여자 친구들끼리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처음엔 “저 사람들도 그냥 친한 친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커플이었던 것이다!


미국 드라마 속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신기하면서도,
‘사랑의 방식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사랑에는 국경도, 성별도, 조건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에,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에,
그리고 그들도 존중받는 존재라는 것에,
스페인에서 비로소 배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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