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단순했고 연애는 찌질했으며 이별은 붙잡을 수 없었다. 내가 못난 작가라서 그런 거라고 하겠다. 어떤 작가는 화려한 고백과 고급진 연애와 깔끔한 이별을 했으리라. 그래, 애초에 작가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저 내가, 나란 놈이 단순했고 찌질했으며 미련을 부렸다.
그래도 다시 사랑을 믿고, 사랑에 또 빠지고 싶다. 결혼보다 연애라는 생각엔 변함없지만, 이별의 순간만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난 밀당도 싫고 호구도 싫다. 근데 연애에서 시소게임은 내 좋고 싫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었다. 매번 당하면서도 그걸 진정한 사랑이라 믿어왔다. 다음번 연애는 달라지겠지 했지만 겨우 사람만 바뀌었다.
더 좋은 사람을 원했지만 더 맞는 사람을 원했어야 했다. 기꺼이 맞춰갈 사람이라면 그만이다. 더 나쁜 남자가 될 것 같았지만 잘 안 맞았던 남자로만 난 그들에게 남았다. 작가로서 내게 남은 건 스쳐간 인연들이 주고 간 상처와 감사함. 그 자몽한 감성들을 옮긴 텍스트다. 다음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상처와 최대한의 감사를 주고받으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