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사람은 성공과 실패가 아닌 성공과 과정을 겪는다. 만약 지금껏 성공과 실패에 얽매여 일희일비했다면 이제 달라지면 될 일이다. 지금부터 바꿔보자.
과정이란 '무엇을 배웠구나', '나를 더 강하게 단련했구나'하는 개념이다.
손흥민 선수는 이번 시즌 7번째 공식경기까지도 골 없이 침묵한 것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런 상황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요."
인터뷰 후 바로 다음 경기(22-23 EPL 8라운드)에서 그는 벤치에대기하다가 경기 종료 30분이 남았을 때 교체로 투입되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을 이겨내고 세상에 보여준 시간은 단 13분이면 충분해 보였다.
손흥민 선수가 13분 안에 무려 해트트릭(3골 연속 득점)을 달성했기 때문이다.(토트넘 역대 최초 교체 투입 후 해트트릭 기록)
전 세계가 지난 시즌 득점왕이던 그를 지켜보며 평가하고 때론 의심할 때, 그는 이 상황을 실패가 아니라 과정으로, 그것도 단련하고 성장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그는 단 13분 만에 3골을 넣었다.
기뻐서 뛰어다니는 골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무표정으로 자신을 다시 보란 듯이 카메라를 응시할 뿐이었다. 동료들은 달려와 그를 꼬옥 안아주었다.
경기 종료 후 환하게 웃으며 이 순간을 기억하라는 듯 '찰칵 세리머니'를 한 손흥민 선수는 SNS에 이런 말을 남긴다.
"세상이 내게 시련을 준다면, 해트트릭 하면 된다." (When life gives you lemons..score a hat-trick.)
"이제 나에 대한 실망감이 사라지고 있다”
손흥민 선수, 22-23 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 기록 후 인터뷰 중
그도 똑같은 인간이다. '솔직히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이번 경기 직후 인터뷰에선 그간의 마음고생을 밝혔다. "팀은 정말 잘하고 있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실망했고, 정말 행복하지 않았었다. 이제 (해트트릭으로) 나에 대한 실망감이 사라지고 있다."
늘 겸손하지만, 그라운드에 나설 때만큼은 '내가 여기서 최고다'라고 늘 주문처럼 외운다는 손흥민 선수. 오른발 잡이였던 그가 양발을 다 쓰는 선수로 살기 위해 하는 사소한 노력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양말을 신는 일도 왼쪽부터, 그라운드에 첫발을 내딛는 루틴(최상의 퍼포먼스를 목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손흥민 선수 개인의 패턴 - 왼발을 들고 오른발 콩콩)도 왼발을 드는 일부터일 정도.
손흥민은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을 이겨내는 싸움을 스스로 사랑하는 만큼 해내는 선수다.
난 그의 플레이와 발언들을 보며 매번 배우고 있다. 내 삶은 축구와 전혀 연관이 없지만 멘탈부터 인성, 또 플레이까지 그의 모든 게 내게 인생의메타포로 다가와 인사이트를 준다. 같은 시대를 산다는 것에 감사하다.무엇보다매번 실패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과정으로 삼는 그의 멘탈 관리를 리스펙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