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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ug 19. 2017

#37 인류 역사에서 찾은 예술의 기원

<인간 확장의 시간 9>

*문명과 인간 이야기를 담은 역사 매거진


*오늘의 이야기

인간에게 있어 '예술' 또는 인간이 가진 '예술적 능력'이란 무엇일까? 세상에 대해 자기가 바라는 이상적인 형태를 구현해 낸다거나, 수많은 사물들이 지닌 고유한 모습과 수많은 현상들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들이나 법칙들을 특별한 형태로 재현하고 구상해 본다거나, 아니면 평상시에는 지각하고 감각하며 인식할 수 없었던 황홀경이나 몰아일체의 경지들을 표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시각에서 인류의 예술 활동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나 고대로 돌아가 보면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빙하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약 2만년 전
인류의 예술품이 등장해

인류의 예술품이 등장한 것은 빙하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약 2만년 전이었다. 동물이나 인간의 형상을 한 각종 조각상이나 이러한 형상을 뼈에 새긴 그림 또는 석판 위에 여러 가지 추상적 형태가 등장하였다. 가슴과 엉덩이 형태를 강조한 빌렌드로프의 비너스 상은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죠. 특히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의 그림은 고대 수렵채집인이 그린 걸작으로 역동적이고 생생한 그림으로 손꼽힌다. 천장을 가득 채운 동물 그림은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사용했고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하여 놀라움을 자아낸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형태를 비슷한 형상으로 재현하는 일, 이 시대에 인류에겐 지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저 내 눈앞에 무언가가 있다는 정보를 획득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정보를 다시 인간의 손을 거친 형태로 구현하는 능력이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구상에 널려 있는 여러 가지 물체와 물질들에 흠집을 내거나 조합하거나 합성하여 전혀 새로운 물체나 물질을 만들어낸 후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건들이 곧 초기 인류의 예술이다.

인류에게 나타난 지적 혁명
예술의 시작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형태로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간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 셰계를 만들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고 조작해 왔다. '인간의 의도'가 깃들어 있다는 것, 이것이 자연과 인간을 가르는 구분선이 될 것이고, 이러한 의도를 '미적 감각'으로 구상해 내는 것이 예술이다. 어떻게 인간이 이러한 예술 행위가 가능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 인류는 수많은 관념과, 종교와 사상을 탄생시켰고, 점차 인간이 가진 '의식의 세계'가 인간에게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동물은 자연을 이용하더라도 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이것을 이렇게 변화 시켜야지, 라는 의도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적어도 이렇게 해 볼까 혹은 저렇게 해 볼까, 라는 의도로 자연을 이용해 왔고 그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왔다. 세계를 인지하고 세계를 의식하며 세계를 표현하는 능력과 욕구는 인간이 자연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이 '의식의 확장'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능력이고 인간 문명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핵심적인 요인이 되었다.

세계를 인지하고 의식하고 표현하는 능력
예술과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

*문제의식

예술이란 결국,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투입하여 어떤 물체와 물질을 자신만의 지각과 감각으로 가공하거나 자기가 가진 인식에 적합하게 재구성하여, 거기에 '미적 감각'을 곁들이는 일이다. 인간은 자신의 눈 앞에 놓인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물리적 특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지각하고 감각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예술가란 그만이 가진 감각과 기술, 그리고 형태와 색감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로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인식과 관점을 빚어내는 사람이다.


초기 인류는 예술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염원을 표현했다. 시간이 지나며 정치 또는 종교와 결합하여 권위와 신비로움을 표현했다. 근대에 들어서 예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과 더불어 새로운 인식과 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였다. 현대에는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거대한 산업이 되기도 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예술은 그 목적과 기법 및 그 역할에 있어 지속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예술은 인간에게 새로운 문화와 문명 창조에 기여하며 인간 의식 확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역사가 인류 스스로 간직한 자신에 대한 기억이라면 문명은 인간이 그 역사를 실현해 온 방식의 총체이다.
- 김바솔


^엮인 글 : #36 Se(x)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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