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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Oct 31. 2015

중국이 영국을 만났을 때

지구촌 이야기<1>

* 세상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역사 매거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영국을 방문하여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검 궁으로 향했습니다. 유례 없는 극진한 대접이었죠. 양국은 새로운 '황금 시대'를 열겠다며 자신들의 우호 관계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영국 국민들은 이 장면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삼켰을 테고, 중국 국민들은 우쭐한 마음에 환호를 질렀을지 모릅니다. 세계 정세의 변화를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75년, 당시로 돌아가 보면 이 사건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질 것입니다.

1840년 아편 전쟁, 굴욕의 역사

18세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제국주의 국가 중 가장 성공했던 국가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었습니다. 세계 어딜 가든 자신의 영토가 있었으니, 동쪽에서 해가 진다 해도 서쪽에선 해가 뜨고 있었으니까요. 오래 전부터 중국의 차와 비단은 유럽에서 고가의 사치품으로 거래되어 왔는데, 18세기 말에 영국은 이미 중국에 대한 많은 무역 적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게다가 개항에 대한 요구도 자유로운 무역 보장에 있어서도 청 황살은 영국에 비협조적이었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국은 비열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바로 아편 무역이었죠. 중국 대륙에 아편을 수출하여 무역 적자를 해소하려 했던 것입니다. 아편 수입이 급증하자 1939년 임칙서는 광둥성 내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몰수하여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이후 양국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영국은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죠. 1840년 영국은 그들의 해군을 동원하여 광동성 해역을 봉쇄한 후 베이징을 향해 진격했고, 중국은 처참한 패배를 거듭했습니다.


결국 1842년 '난징 조약'을 체결하며 영국은 중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죠. 물론 역사적으로도 '중국'은 몽골과 같은 이민족이 지배했고, 청 역시 만주족이 세웠던 왕조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달랐습니다.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거대 제국 중국이 서양의 거대 제국 영국에게 세계를 지배하는 주도권을 내준 사건이기 때문이죠. 몇 천년 동안 이어온 중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중국은 유럽 열강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고 한동안 세계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175년 후, 황금마차를 갈아타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한 덩샤오핑의 등장으로 20세기 후반 중국은 다시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고, 다시 세계의 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서서히 갖추어 왔습니다. 1997년에는 홍콩을 반환 받았죠. 21세기 들어, 중국의 성장은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현재는 G2로 불리며 실질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2015년 10월, 바야흐로 중국은 그들을 함락시킨 영국 땅에서, 그것도 그들의 대접과 호위를 받으며 황금마차에 올라, 그들의 심장부인 버킹검 궁을 향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라고까지 불리는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99년간 홍콩을 할양받으며, 정은 상하이를 포함한 5개 항구를 개항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홍콩의 경우에는 1997년이 되어서야 중국으로 반환되었죠. 이러한 영국의 잔꾀를 포착한 서구 열강들이 이권을 노리고 벌떼깥이 달려들면서 중국은 주변국이 아닌 서양 오랑캐들에 의해 유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 [세계사 왜?] 중에서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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