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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Sep 28. 2024

도덕경 60장 생선을 찌듯 조심스레 섬세하게

서로가 서로를 살리다

원문은 생략했다. 한글로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괄호 안의 부연 설명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듬었다.

노자 도덕경 60징 번역 및 해설


본문


도로써 천하에 군림하면 귀신이 신령스럽지 않은데, 귀신이 신령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령스러움이 귀신을 해치지 않고, 신령스러움이 성인을 해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인이 그처럼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으니 덕이 서로 엇갈리며 모두에게 돌아간다.



해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작은 생선을 찌는 것에 비유했다. 참 색다른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노자는 요리를 즐겨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강태공처럼 낚시를 즐겼으려나. 작은 생선은 다루기에 어렵다. 손질도 어렵고 요리도 어렵다. 너무 작고 가볍워 잘못하면 부서지기 쉽다. 그래서 더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회사든 조직이든 규모가 커지면 더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늘 그렇듯 아주 작은 균열이 생기고 생겨 커다란 균열을 만들고 끝내는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균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조직은 곧 사람과 돈의 문제. 그래서 사람을 관리하는 인사팀이 있고 돈을 관리하는 회계팀이 있다. 그것리 조직의 핵심이고 국가 단위에서도 다르지 않다.


귀신은 혼과 백이 흩어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존재를 뜻한다. 완전히 죽은 것도, 완전히 산 것도 아닌 그런 상태  나쁜 귀신도 있고 좋은 귀신도 있는데, 옛 사람들은 이런 귀신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나쁜 귀신이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기 위해, 좋은 귀신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그들을 달래거나 그들이 오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신(神)’이란 신령스러운 존재를 가리키기도 하고 이러한 존재들과 소통하는 정신의 영역을 가리키기도 한다. 또는 인간의 무의식이나 인간의 잠재력 또는 우주와 연결되거나 다른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의 정신적 영역을 가리키기도 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다른 존재들과 소통할 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무속에서도 이런 믿음이 살아있다. 바로 신내림. 신령스러운 존재와의 접속이 그렇다. 무속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지, 한국에서의 무속은 삶의 일부였다. 나아가 자연과의 교감, 자연물과의 소통 등이 모두 무속의 일부. 그런 신령스러운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인간의 삶이었다.


노자는 말한다. 도를 통해 살아갈 때, 다시 말해, 이 세상 모든 존재를 해치지 않고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해 가며 살아갈 때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고. 그래야 덕이 돌고 돌며 서로에게 전달되고 모두가 그 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갖겠다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혜택을 주는 그런 방식.


과거 한국이나 또는 여러 다른 나라의 사라져간 부족들이 간직했던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과 서로 도와주며 살아가는 방식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조심스레, 섬세하게,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 그렇게 삶을 다루고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 모든 존재들을 아우를 수 있다면, 서로를 살리며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다.


*노자 도덕경 1-30장은 아래에서

https://brunch.co.kr/brunchbook/taoteching


*관련 도서(내 책)

2023 세종도서 선정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믹스커피)​

살림지식총서591 <도가>(살림출판사)​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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