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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 했던 엄마의 부엌

할머니 부엌을 부지런히 정리하던 엄마

by 하루다독

예전엔 참 가지런했던 엄마의 부엌이

요즘은 조금 지분하다.


찬장 위엔 가루처럼 세월이 내려앉고,

설거지통엔 잠시 쉬어가는 하루가 담긴다.


그 옛날,

할머니 부엌을 부지런히 정리하던

엄마의 뒷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이제는

정리가 덜 된 듯한 부엌이

내겐 낯설다.


"엄마, 여기 봐. 먼지가득해."


엄마는 나를 한번 보더니

작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나이 들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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