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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여행, 가장 반짝인 순간

"엄아 아빠랑 계속 같이 있는 거."

by 하루다독

여행 전, 아이에게 여러 장소를 이야기했다.

민속촌, 관람차, 카트, 트릭아트, 미디어아트

공원, 케이블카, 아쿠아리움.


짧게 설명하고, 어디에 가고 싶은지 물었다.

아이의 대답들을 모아

이번 여행의 길을 정했다.


23일. 새로운 풍경을 보고,

함께 웃고, 하루가 빠르게 흘렀다.


마지막 밤, 불을 끄기 전 물었다.

"이번 여행에서 뭐가 제일 좋았어?"


우리가 기대한 건

어떤 장소가 가장 재밌었는지,

어떤 활동이 즐거웠는지였다.


하지만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신나게 소리쳤다.

"엄마 아빠랑 계속 같이 있는 거!"


남편은 아이의 말을 듣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인데."


아이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아빠! 많이 벌면

나 과자 이십백 개 사줘야 돼."


아이의 순수한 요구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돌아보니, 아이는 하루 대부분

엄마 아빠와 떨어져 보낸다.

어린이집에서, 각자의 일터에서.

먼 거리 근무 중인 아빠와는

주말에만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다.

셋이 모인 시간은 짧은 듯하다.


새로운 경험이 즐거운 것도

여행의 장소가 재미있는 것도

아이 말처럼, 결국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밤,

부모에게 건넨 아이의 말은

이번 여행의 가장 깊고

반짝이는 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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