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 그가 말했다 사랑이란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포위되는 거라고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 눈을 털며 앉자 당신이 얘기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만날 때도 눈이 왔었는데. 그전에는 비가 왔었고.
오랜만에 우리가 찾은 오래된 식당에 가 메뉴판을 보며 기억을 찾아다녔습니다. 내가 여기서 뭘 좋아했더라. 당신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너 여기 청국장 좋아했었잖아. 그전엔 불고기 뚝배기를 먹었고. 그랬나. 기억이 좀처럼 선명하지 않았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당신은 내게 말했습니다. 너 근데 몇 년 전 남도에서 보낸 봄은 어땠어. 시골 한옥 집에 머물렀다며. 얼마 전 강원도의 겨울은. 올해도 봄이면 혼자 남해 바다로 가겠네.
당신의 말들을 차에 담아 마시자 낯꽃이 뜨끈히 붉게 퍼졌습니다.
당신과 만난 후 난 한참을 부자가 된 기분으로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