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옛 친구

말에도 태도가 보인다

by 밤의 작가 M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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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태도가 보인다


대하는 태도가 좋은 사람은


말투부터가 다르고


쟬 필요 없이 대화가 가능했다.



말에도 배려가 보인다는 거


어쩌면 지금 시기에 가장 절실한 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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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친했던 후배는


항상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웃음이 많아서 그 동생과 함께 있으면


내가 재밌는 사람 같아 보였다


별로 웃기지 않은 말에도 잘 웃던 너라


나는 네가 항상 기쁨이 넘쳤는 줄 알았다.




형 동생 들과 술자리를 갖게 된 밤에


그날 나는 집안에 일이 있어


마음이 괴로웠던 날로 기억한다


한참 친한 형하고 술을 마시면서


이야길 한다


명절이 되어도 갈 곳이 없다고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얼마나 한 거냐고


원망하듯 쏟아냈었다


동생들이 찾아오고


제법 진지한 분위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나와 형의 대화에 사로잡힌다


이런저런 그 당시의 어려웠던걸 토로하고


걸어 나오는 길에 방향이 같아


그 동생과 단 둘이 걷게 됐었다


한 살 차이 동생인데도 항상 높임말을 쓰는 게


귀여웠다.


천변로를 걷고 있을 때



“오빠 오빠 얘길 듣고 있는데


왠지 내 얘기 같아서 아무 말도 못 하겠는 거예요”


하더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날 같이 걸어가며


그 동생의 이야길 들었다


생각보다 비슷한 이야기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했었던 생각들..


그 동생의 손을 잡고는


“만약에 네가 나와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면


주저하지 말고 나를 찾아와.


오빠가 다른 건 못해도 네 이야기만큼은 들어줄게”


속이야길 터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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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할 때쯤 군대에서 휴가 나온 친구를 데리고


그 동생이 아르바이트하던 바로 찾아갔다


술이 좀 돼 선지 친구는 취기가 올라오고


그날 그 가게 사장은 시키지도 않은 맥주를


계속 우리에게 밀어 넣고 있었다.



그 동생얼굴을 보았을 때


미안해하는 기색이 보일 찰나


문자 한 통이 왔다


“오빠. 인제 여기 오지 마요


술값 아깝게 왜 여길 와서 마셔요


사장언니가 더 가져오기 전에 얼른 일어나요.”



자리를 정리하고


나올 때 나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이던 네가


따라 나와 내 손에 돈을 쥐어준다


“오빠 내 생각해서 온건줄 아는데


다신 그러지 마요.”


그 돈을 다시 손에 되돌려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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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굴 한번 보려면,...


춥다. 얼른 들어가


오빤 괜찮으니까


졸업하고도 종종 연락해.





사람의 언어는 여러 가지로 표현이 된다


그렇지만, 말에서 태도가 보일 때..


나는 그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알아낸다.



꼭 이성적인 만남이 아니더라도


말의 태도가 예쁜 사람은


내 마음속에 몇 안 되는


소중한 사람으로 간직되기도 한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이야길 나눈다


어디서 끊고 맺어야 오해가 없이


잘 지낼 수 있음을 안다..



요즘 들어 만나는 사람들은


형식적으로 웃게 되는 것 같다


필요할 때만 찾고


할 말만 하고 가버리는 게 당연한 나이가 된 걸까.




끊고 맺음이 없어도 계산적이지 않던


나의 옛 친구가 그리운 밤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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