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m 삶의 속도 찾기(1)- 빠른 게 좋을까?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

by 미스터 엄

(이번 글의 배경사진은 어느 금요일, 분당에서 잠실까지 26km LSD 훈련을 하며 뛰어서 출근하는 날이다.

어둡고 추운 날, 긴 시간과 거리를 뚫고 맞이하는 일출은 도파민 축제이다. 건강은 보너스이고.)


속도는 인생에서도, 업무에서도, 마라톤에서도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다. 하지만, 무조건 빠르다고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반대로 너무 느려서도 좋은 건 아닐 것이다. 마라톤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인생에서 ‘속도’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무엇보다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한 후에야 속도의 완급 조절이 의미 있을 것이다. 나는 ‘방향성’을 사람의 태도와 변화 수용성으로 생각한다.


2025년 4월 Half 마라톤 - 1시간 31분 59초, 421 페이스, 평균 13.8km/h로쉬지 않고 달리면 된다.



1) 나의 가장 큰 장점

- 변화에 대한 유연성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고집이 세지면서 성향과 생각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늘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가고, 어떤 변화도 적극 수용한다. 그리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을 다음 과정에 반영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노력하는 패턴을 가진 사람이다. 이는 일, 사랑, 일상 모두에 적용되는 공통적인 룰이다.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사건 및 사고가 잦다. 성숙해야 할 성인이 대체 왜 저런 생각으로 법을 어기고, 상식을 벗어나 살까. 최소한 법과 상식의 보편성은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성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계속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습관을 몸에 체화시키고, 평생의 숙제로 여기며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요즘이다.


인사 책임자로서도 늘 ‘원칙성+유연성’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또 두 가지를 동시에 어떻게 조화롭게 추구해야 할지 판단하며 업무에 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 때에 맞는 속도 조절

- 무조건 빠른 게 행복은 아니야


인생의 각 타이밍에 맞는 속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끝내야 할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또 빠를수록 좋은 일이 있는 반면, 시간이 걸려도 고민을 많이 해야 좋은 일도 있다.

나는 친구들보다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한 편이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비롯해 담당 업무인 인사 직무를 더 깊이 파악하고 싶었고, 욕심도 컸다. 하지만 지식만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일을 잘하려면 속도 조절이 필요한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다행히 운이 좋았던 건지, 방향성이 어긋나지 않았던 건지, 특별 승급·승진도 하며 뒤늦은 출발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40세가 되기 전에는 팀장을 맡아야지”라는 목표가 있었고, 운 좋게 30대 중반이 지나면서 팀장을 맡게 되었다. 나는 팀장이라는 직책자가 되면 행복할 것 같았고 숨 쉴 여유가 생길 줄 알았다. 늦게 출발한 부분을 만회하며 삶의 중심이 잡히고, 불안이 사라질 거라 착각했다.


그러나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건 행복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는 작은 요소일 뿐이었다. 나도 이번 생은 처음이라 생각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마치 OO 하면 OO 할 것이다”라는 편견도 있었다. 그 뒤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게 되었고,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며 사소한 행복을 찾아 하루를 살아가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새벽 일찍 건강하게 러닝할 수 있고, 출근할 직장이 있으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아무 사고 없이 하루를 마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바디샤워 향을 맡을 수 있고, 샤워를 마친 뒤 안방의 온도와 습도가 좋을 때의 만족감 등, 당연하게 여겼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충만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 생각이나 행동 중 바뀌어야 할 부분은 즉시 반영하는 성향이 인생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체감한다.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더욱 세심해졌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속도를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더 넓은 세상, 인생 후반전에는 이 자세를 잘 유지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