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by 누군가의 첫사랑

7.


진우네에서 보낸 하룻밤.


아침이 되자 진우 아버지는 출근 준비를 하신다.

나와 J는 뻘쭘하게 나와 인사를 드린다.


'하... 이 정신없는 처자들을 뭐라고 생각하시려나.'


어머니는 거실에서 아버지 넥타이를 바로 잡아주신다.

너무 보기 좋은 가족이었다.


아버지 어깨를 툭툭 털며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하신다.


어머니는 새벽 일찌감치 일어나셔서 김밥을 싸셨다.

평소 음식을 잘 안 하셨는지 진우는 생경해했다.


"엄마는 뭘 안 하던걸 다했어~?"


진우는 등짝 한 대를 더 맞았다.


진우가 씻는 동안 어머니가 내게 와서 살짝 귀띔하신다.


"진우가, 누나를 너~무 좋아해. "


그렇게 진우의 고백을 어머니를 통해 들었다.




남자친구는 그 사건 이후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나를 대했다.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난

그의 태도에 단호하지 못했다.


결국 끊어내지 못했다.



8.


우리 매장은 또 무언가 준비 중이다.


배달하는 오라버니들을 필두로 승합차를 렌트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름이니 바다는 좋은데, 자주 가는 그 뿌연 대천 서해 바다는 싫었다.

동해바다는 너무 멀다.

그래 남해가 좋겠다.


뭔가 생각이 난 듯 누군가 "몽돌해수욕장!"


"몽돌해수욕장 정말 예뻐. 해변이 돌로 되어있어서 물도 진짜 깨끗해!"


이구동성 모두 찬성했다. 사실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한다는 게 설레었다.


모두 놀러 가기로 한 그날, 매장 앞에 모여 우린 출발했다.


난 제일 먼저 차에 타게 돼서 승합차 맨 뒤로 들어가게 되었다.

진우가 그 뒤를 따른다.


얼떨결에 진우와 둘이 승합차 맨 뒷자리를 차지하였다.

그 앞으로 켜켜이 매장 친구들이 한 자리씩 꿰찼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깔깔깔


뭐가 그리 좋았던 걸까.


거제도는 생각보다 너무 멀었다.

생각해 보니 그 시절엔 내비게이션이 없었다.


휴게소도 들려주고 이야기도 점점 줄어들 즈음

난 창문에 기대어 살짝 잠이 들었다.



나의 반대편 창문에 기댄 진우도 눈을 감았다.


... 잠깐 선잠이 들었다 의식이 들었다.


내가 늘어트린 손 끝에 진우의 손이 포개져있었다.


손을 빼자니 너무 어색할 것 같고

가만히 있자니 계속 자는 척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난 후자를 선택했다.


몽돌해수욕장에 가는 그 길 동안

진우는 손을 떼지 않았다.


난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뜰 수밖에 없던 지점이 되자, 진우는 살짝 얹어 놓았던 손을 떼었다.


오랫동안 구부렸던 허리를 펴며 차에 내리자

눈부신 바다가 반짝였다.


파도에 부딪치는 해변의 돌들은 서로 두들기며 모난 각을 깎아대고 있었다.

불안한 청춘들은 서로 의지하며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미래도 저 바다처럼 푸르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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