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는 엄마의 기획력

연례행사 생일파티

by 여행같은일상

아이가 원하는 의상과 동네 아이들을 위한 달콤한 간식을 준비하는 Trick or Treat? 핼러윈이 지났다. 더욱 밤이 길어지는 깜깜하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밝은 빛을 내는 따뜻한 조명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한다. 아이의 하교 시간 오후 3-4시경에는 이미 깜깜해져서 아이들과 동네에 어떤 집이 멋진 장식을 했는지 보면서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의논한다.


어떤 집에서는 할아버지께서 직접 Father Christmas 복장을 하시고 동네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Grutto를 1-2파운드만 받고 하시기도 한다. 동네에는 불을 번쩍이며 캐럴을 틀고 달리는 버스가 정차해서 아이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donation 받은 선물을 나눠주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겨울 방학 전 stocking filler 용 작은 장난감을 넣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잔뜩 채운 jingle jar를 판매한다.


매년 생나무를 사 와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민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경험해 보기 힘든 생나무 트리라서 매년 12월 초가 되면 아이와 함께 본인이 원하는 크기의 나무를 골라온다. 아이들이 이곳저곳에서 만들어온 오나먼트들도 걸어주며 트리 장식을 함께 완성한다.


아이들은 어드벤트 캘린더로 날짜를 세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연말은 그렇게 축제 분위기로 아이들도 어른들도 가장 즐거운 시기인듯하다. 신년이 되어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분위기는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연말의 들뜬 기분을 정리하고 서서히 해가 길어지며 이르지만 봄을 기다리는 두 번째 학기가 시작한다.


봄학기의 가장 큰 이벤트는 book day, 아이들은 학교에서 근처 서점을 방문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의 캐릭터로 변신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매년 아이들을 위해서 맥도널드에서는 해피밀에 1파운드 쿠폰을 제공한다. 이 쿠폰으로 매년 북데이 기념으로 출간하는 얇은 책을 교환하던지 다른 책을 구입할 때 할인을 해준다.


우리 아이의 학교는 대학교 내 컬리지 한 군데의 부속 초등학교라서 1년에 한 번 컬리지에 방문한다. 아마도 약간은 지루한 듯한 학기라 그런지 도서관도 가고 식당에서 밥도 먹는 이벤트를 봄 학기 중에 하고 나면 이스터 방학이다.


어찌 보면 2학기제인 다른 나라들과 약간 어긋난 때의 방학이라 비행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짧아서 아쉽긴 해도 날씨를 고려할 때 한국을 다녀오기 제일 좋은 때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원의 나라인 영국에서는 그 해의 정원 가꾸기를 가장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즌이자 우리 집에선 바로 큰 아이의 생일파티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우선 아이가 원하는 친구들의 숫자를 파악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파티의 테마를 의논해서 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 나서는 건 또 엄마인 내 몫이 된다. 여름 학기 중 생일을 맞이하는 아이는 좋은 날씨에 파티를 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친구들의 기대도 큰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여태껏 계속 야외 파티를 해왔는데 다행히 날씨 운이 따라주는 편이었다.


생일에서는 그 집 부모들의 개성 있는 케이크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만 베이킹에 큰 재주가 없기도 해서 한국 음식을 한두 가지 준비했다. 가장 인기 있던 건 역시나 잡채, 김밥 그리고 양념치킨이었다. 채식주의자들을 배려해서 잡채와 김밥은 야채로 준비하고 혹시 모를 알레르기를 대비해 재료들도 모두 표기해서 음식 옆에 붙어두었다. 친구들이 아이가 한국인이라는 걸 이해하고 낯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파티백이라 불리는 답례품에도 꼭 한국 소품들을 끼워 넣었다.


나의 노력 덕분인지 항상 아이의 생일파티는 1년 중 가장 잘 기획된 파티로 기억되는 편이다. 가장 날씨 좋을 때 학급의 막내인 아이의 생일파티는 엄마의 기획력과 실행력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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