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경단녀 탈출이 가능할까요?
둘째가 두 돌이 되면서 나의 육아휴직이 끝났다. 회사와 이야기해 보았으나 영국에서 나의 회사 생활을 이어갈 방법은 없었다. 직관적으로 입금되는 돈이 없어지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커버린 생활을 상상하며 내 삶에 대한 고민도 커져갔다.
아이 학교 친구 엄마들은 육아를 하면서도 단축 근무나 파트타임 등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커리어도 놓지 않고 있었다. 물론 풀타임 근무를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연히 그런 집 아이들은 놀이 모임에서 소외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아무리 플레이데이트를 왓츠앱으로 얘기해서 주말에 잡는다지만 교문 앞 픽업 시간에 서로 안부를 물으며 쌓이는 유대감이 필요한 일이었다.
우리 아이 학교뿐 아니라 영국은 전체적으로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가 높은 편인 거 같다. 막내의 너서리도 아빠들이 데려다주거나 데리러 오는 경우가 많고 큰 아이의 학교도 물론 그랬다. 물론 아빠들끼리 뜻이 맞아서 플레이 데이트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엄마의 활약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어느 곳이든 맞벌이 가정의 육아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방학이다. 1년 365일 중 200일이 되지 않는 등교일에 중간 방학이라는 복병까지…
이곳 부모들도 재택근무, 휴가, 방학중 캠프 그리고 역시나 가족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혈혈단신 아무 기댈 곳 없이 넷뿐인 이곳 영국 땅에서 엄마인 내가 일을 시작하는 게 가능할까?
여전히 결론은 미궁이다. 다행히도 나에겐 내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로 보답하는 남편이 있고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잘 따르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1년여간 구직활동을 이어오던 나에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1년 6개월 남짓 일을 쉬다가 일본에서 처음 워킹맘이 될 때는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내 일을 찾았다면 두 번째 경단녀 탈출기엔 엄마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연봉과 커리어보다는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할 수 있을만한 거리에 재택근무도 가능한 조건이 우선순위로 느껴졌다.
물론 오퍼레터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내 손으로 무너뜨리는 건 아닌가 두렵고 이렇게 중간에 틀어버림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고민도 된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길을 택하지 않던 내 인생답게 나는 또다시 새로운 길을 가보려고 준비 중이다. 우리 가족이 지난 7년간 3번의 해외 이주를 하며 커왔듯이 현재의 정착지인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찾아가려 한다. 잘 해낼 수 있기를 이 연재를 마치며 모두의 행운을 빌어본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