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곳에서 편안하게 지내세요
아빠는 빠르게 마지막을 향해 걷다,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어요. 위험한 상황을 간신히 넘기며 두번의 임종 면회를 버티며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빠는 결국 겨울을 넘기지 못하셨어요.
"아빠 이제 아프지도 말고, 고생하지도 말고 편안하게 쉬세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우리 위해 희생하고 몸 안돌보고 애쓴거 다 알아요."
"고통 없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우리도 아빠 만나러 갈께요. 잘 키워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가족을 든든히 지켜주던 아빠는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했어요. 아빠가 떠나는 날 병실 창문으로 들어오던 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빠는 그 빛을 타고 하늘로 떠나셨어요.
"며칠 그렇게 춥더니 오늘은 이렇게 날씨가 봄 같다."
"포근하고 따뜻해. 날씨가 꼭 아빠를 닮았어."
"추운 날 싫어하시는데 날씨가 이렇게 따뜻한 날 가시네."
"돌아가실 때도 자식들 고생할까봐 이렇게 따뜻한 날 편안하게 가셨어."
산을 좋아하고 나무를 좋아하던 아빠는 숲속 나무에 계십니다. 아빠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가족과 밤새 곁을 지켜주셨던 친척들.. 한걸음에 달려와 준 친구들과 지인들....
생일 알람을 미처 없애지 못해서 아빠의 장례식을 알리는 부고 연락이 생일축하 폭죽과 함께 보내졌어요. 그것이 더 마음이 아프고 서글펐던... 하루였지만 그 날을 피해 가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아빠의 마지막은 아빠가 원하셨던 곳으로 모셨어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셔서 수목장을 선택했어요. 이제 고통받지 말고 나무처럼 숲처럼 편안하게 계시길... 따스한 햇살이 아빠를 향해 내리쬐고, 바람을 타고 나뭇잎이 날려왔어요.
아빠는 그렇게 우리를 떠났지만, 다시 아빠를 만나러 가는 날을 기다립니다. 이제 미루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실 아빠를 만나러 가는 날, 나도 아빠에게 할 이야기 많이 만들어서 달려갈 거예요.
아빠를 그저 보낼 수 없어서 아빠를 기록하고 있어요. 아빠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다시 시작한 동화 작가 도서관 강의는 그림책 스토리 수업으로 이어졌고, 그림책 더미북 수업까지 수강하게 되었어요.
밤잠을 줄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출판사에도 보내고, 합평모임에도 제출하고 그렇게 출판을 시도하다 좌절하기를 여러번... 나는 할 수 없는 걸까? 아빠의 이야기를 쓸 수 없는 걸까 절망하고 자존감도 떨어져 있을때 주어진 심화 기획의 기회!
구리에서 처음 00하는 순간 기획 2기를 작년에 참여했었고, 그것이 다시 심화기획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마음이 아프고 도전이 어려운 구리시민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를 기획하려고 도전을 했던 것이 나의 그림책을 출판하여 북콘서트 까지 이어졌습니다.
처음 동화작가 수업을 수강신청했을때의 나는 2025년의 마지막을 나의 그림책으로 북콘서트를 하게 될것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저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하며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데, 아빠를 보내고 첫번째 제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저는 아빠의 이야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그 걸음 속에서 진행자도 바이올린 연주자도 오카리나 연주자도 함께 따스함을 나눌 티 전문가도 함께 해주시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기적과 같은 순간들.. 그 속에서 또한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아빠의 미소를 보게 됩니다. 모든 순간과 함께 하고 있는 아빠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빠에게 해 줄 이야기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아빠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날개짓이 어디까지 전해질지 알 수 는 없습니다. 그저 그 도전을 계속하고 있어요.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걸어가고 있어요. 내일도 모레도 그 걸음은 계속될 거예요. 그 길의 마지막은 내 생이 끝나서 다시 아빠를 만나러 가는 길이겠지요. 그 때까지 용감하게 나의 삶을 살아낼 거예요.
아빠에게 할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 내 발걸음이 가볍게 달려갈 거예요.
[클래스24] [독서모임] 자존감 회복을 위한 여울의 북 콘서트 | 여울 | BOOKK(부크크) - 예스24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으로 북콘서트를 진행합니다
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1시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한시간 반동안 계획되어 있어요
스스로를 위로하고 회복하기 위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오셔서 소중한 시간 나누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