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주, 월요일
월요일 아침, 이불속에서 머물고만 싶은 오늘.
미끄러지듯 이불의 허물을 벗고 습관적으로 아침을 준비합니다.
출근길에 몸도 마음도 무겁습니다.
주말 동안 쉼을 가졌지만, 오늘따라 다시 시작되는 한 주에 긴 호흡이 필요한 아침입니다.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오늘의 활동을 다시 확인합니다. 자리를 정돈하는 사이 아이들이 등원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저희 왔어요"
등원을 알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 앞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향합니다.
코스모스처럼 환하게 웃으며 서있는 아이들을 바라보자니 절로 마음속 어딘가 숨어있던 에너지가 깨어나 온몸의 늘어짐을 깨우는 듯합니다.
"선생님, 있잖아요~ "
주말 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가 시작되는 아이들의 동그랗고 작은 입술을 바라보며, 입가에 번지던 미소는 어느새 함박웃음이 되어갑니다.
월요일 아침, '월요병'이라는 불리는 내가 느끼던 피로는 아이들의 인사와 이야기 속에서 조금씩 녹아내립니다.
아이들은 월요일을 기다렸다는 듯, 나를 향해 달려옵니다.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면,
월요일을 누르던 나름 함도 피로감도, 그리고 부담감도 아이들의 체온 속에서 조용히 풀려나갑니다.
그 자그마한 체구로 나를 감싸고, 자그마한 손으로 나의 손을 잡을 때
자그마한 입으로 나를 부르고, 좋아요. 사랑해요를 말할 때
나는 다시 선생님으로서의 나를 마주합니다.
월요일 아침, 우리는 종종 피로와 긴장의 시작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간의 흐름보다 관계의 흐름을 먼저 느낍니다.
그들에게 월요일은 '선생님과 다시 만나는 날'이고 그 만남은 기쁨입니다.
유아기는 아직 요일 개념이나 시간의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신 감정과 관계를 중심으로 하루를 기억하고 살아갑니다.
"선생님을 다시 만나는 날"이라는 감정적 연결이, 아이들에게는 월요일의 의미입니다.
선생님에게는 월요일이 업무의 시작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관계의 회복입니다.
아이들은 주말 동안 떨어져 있던 선생님과의 애착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 다시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순간은 선생님에게도 중요한 감정적 회복의 시간이 됩니다.
아이의 체온, 눈빛, 말투는 교사에게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을 되살려 줍니다.
그 감각은 선생님의 소진을 막고, 아이들 앞에 서게 하는 힘이 됩니다.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월요일은 반복되는 시작이 아니라, 아이와 다시 연결되는 순간이며,
선생님으로서 나를 다시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ㅣ 월요일 아침, 나는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나요?
ㅣ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월요일을,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