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일 보면 좋아질 거예요.

사랑하기에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by 강유랑

우리 이 시간 매일 만나요.

매일 보면 좋아질 거예요.


항상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아마도.

그대가 좋기 때문일 거예요.


나의 온기를 가득 채워 기다릴게요.

그대가 너무 좋으니까요.


삶도, 당신도, 나도.

매일 보면 분명 좋아질 거예요.


두 사람의 마음이 한 곳에 만나 연애가 시작되는 순간. 그 순간만큼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 어디 있을까요. 처음 이 시를 쓸 때, 시작하는 연인의 마음으로 썼습니다. 이제 매일 만나며 사랑하자고, 당신을 위해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며 기다리겠노라고. 그러다 문득, ‘사랑의 유통기한’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시작했던 순간은 금방 사라지고, 때로는 무서운 속도로 차갑게 식기도 하니까요. 시를 다시 읽고 쓰면서 시작하는 연인의 그 깊은 사랑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사랑하기 때문에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부모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부모님이 우리를 보는 시각’이라는 내용의 콘텐츠를 본 적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병아리로, 중학생 때는 고양이로, 고등학교 시절에는 세상 무서운 호랑이로, 대학 시절에는 돼지일까요. 사진에는 부모님을 향한 꽤 날카로운 말들도 적혀 있었습니다. 사춘기라는 이유로, 때로는 너무나 당연하게 부모의 사랑을 바라보는 자녀들이니까요. 하여튼 그 콘텐츠를 보면서 ‘나’라는 존재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헌신한 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새벽 5시 출근을 20년간 하신 분입니다. 밤늦게 돌아와서는 우리 형제의 얼굴을 보는 것이 세상의 낙이었노라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묻노라면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사랑하니까.’ 주다가 주다가 자신의 젊음까지도 바칠 수 있는 ‘사랑’. 그대가 좋기에 매일 온기를 채우고 어떤 상황에도 당신의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 이런 깊은 사랑을 나눠주며 사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떠오른 사람은 사랑을 나눠주며 봉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쪼개어, 때로는 가진 것을 다 바쳐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으로서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마더 테라사라는 이름만으로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을 나눈 그 분의 삶에 대해 들을 때면, 어쩌면 우리는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의 세상을 사랑으로 바꿀 수 없지만, 한 아이의 삶에 웃음을, 노인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좋아질 테니까요. 힘든 봉사가 아니더라도 주변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그저 한 걸음 더 움직여주는 것. 모든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없더라도 주변 이들의 삶에 사랑의 흔적을 남기는 삶. 그리고 그 사랑이 퍼져나가는 것을 꿈꾸게 됩니다.

연인, 부부간의 사랑도 마찬가지겠죠. 삶이라는 거센 파도 속에 때로는 흔들리고 서로를 미워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마지막 순간 꼭 잡은 손에 눈물을 떨어뜨리는 노부부의 모습 속에서 깊은 사랑의 마음을 느낍니다. 어떤 것을 기대하고, 기대하기에 미워지고, 그러다가도 또 측은하고. 제가 아는 결혼하신 중년분들, 특히 아내들은 어느 순간 ‘사랑해.’를 ‘으이구, 인간아.’라는 말로 바꿔 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 말은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사랑인 거 같습니다. 공전의 히트를 친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주부들 사이에서 유행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가사는 세월 속에 표현은 변했어도 고마운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해.’가 더 좋겠지만은요. 손을 꼭 잡은 노부부가 된 모습을 떠올리면, 흔히 말하는 전우애, 그 깊은 세월을 함께한 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렇다면 오늘 그 사랑을 다시 고백하면 참 좋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작가 강유랑입니다. 약간은 짝사랑 같은 지금, 고백하는 마음으로 시를 바칩니다. 오늘부터 꽤 오랜 시간 당신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없는 욕심과 도파민 속에서 진짜 쉼을 얻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볼수록 제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작은 온기, 작은 빛이 당신이 필요할 때 함께하도록 오늘도 당신을 만날 것을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삶도, 나도, 당신도 매일 보면 분명 좋아질 테니까요. 오늘도 나의 온기와 빛을 채우며 기다리겠습니다.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