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은 "닻"이고 싶다.
사는 건 늘 흔들리는 일이다. 예고 없이 불어닥치는 폭풍우와 뱃전을 때리는 거친 파도.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바다의 변덕을 잠재울 수는 없다. 세상이라는 바다는 때로 나를 집어삼킬 듯 덤벼들고, 나는 그 망망대해 위에서 위태로운 조각배처럼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떠내려가지 않는다. 나에게는 글쓰기라는 무거운 닻이 있기 때문이다.
파도가 거칠어질수록 나는 펜을 잡는다. 그것은 칠흑 같은 심연을 향해 닻을 내리는 행위다. 세상이 나를 흔들 때마다 나는 더욱 깊은 바닥으로 문장을 던진다. 겉도는 부유물이 아니라, 내면 가장 깊숙한 곳, 진실이라는 암반에 닻이 턱 하고 걸릴 때까지. 그래야만 비로소 배가 멈춰선다. 요동치던 세상이 잠잠해지고, 나는 나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나는 내 글이 그런 닻이기를 소망한다.
가벼운 농담이나 유행처럼 물결 따라 둥둥 떠다니는 글이 아니라, 어떤 세찬 조류에도 휩쓸리지 않고 묵직하게 가라앉아 중심을 잡는 글.
때로는 줄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지는 고통이 따를 것이다. 거친 파도가 뱃전을 넘나들며 위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닻을 올리지 않는 한, 나는 결코 난파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쓴다.
흔들리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버티기 위해 쓴다.
이 소란스러운 세상 한복판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게 붙들어 매는 유일하고도 단단한 닻.
나는 오늘도 그 무거운 문장을 깊이 내릴 것이다.
* 이미지 출저 : Created by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