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4. 날씨 : 맑음
오늘도 하루가 시작됐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9시. 비몽사몽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밖을 보니 오늘도 날씨가 참 맑다. 요즘 맑은 날씨가 계속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아침 영양제까지 단단히 챙겨 먹고 후리스를 입고 밖에 나간다. 따뜻한 햇살 아래 전기자전거로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오늘도 출근한다.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어 두고 매장에 들어와 전등을 켠다. 시원한 바람이 매장에 들어오고 오픈 준비를 한다. 어제 자기 전 배가 고파 ‘내일 아점으로 컵라면과 계란볶음밥을 먹어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막상 밥을 먹으려니 컵라면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 계란볶음밥과 도넛으로 먹었다.
밥을 먹고 시간이 남아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그라인더를 청소한 뒤 매장 바닥을 밀대로 깔끔하게 닦았다. 바닥의 얼룩이 없어진 모습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도 커피 맛 체크를 위해 타이머 15분을 설정하고 자리에 앉아 어제의 에세이를 마무리한다.
타이머가 울리고 마신 아메리카노, 오늘도 깔끔하고 고소하다. 신나는 CCM을 틀며 오전도 힘차게 시작한다.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 2개가 들어왔는데, 어제 시작한 타코야끼 주문이 2개나 들어왔다. 기분 좋게 어제 보완한 레시피로 소스를 듬뿍 뿌리고 가쓰오부시도 듬뿍 올렸다.
타코야끼는 1주일에 1번만 받을 수 있어 다음 주 월요일에 받을 수 있다. 이번에는 1봉만 받았기 때문에 재고가 남아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숨김 처리해 놓았다. 오늘 발주를 넣는데 반응을 보니 3봉지는 주문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오전부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새 오후가 되었고 오후 장사 시간이 되었다. 오후에도 주문이 잘 들어왔다. 객단가가 높은 주문은 없었지만, 자주 주문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우유가 없어서 냉장고에서 꺼냈는데 흔들어 보니 우유에 얼음이 발생했다. 우유 냉장고 온도를 7도로 설정했는데 화면에서는 6도로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벽면에 있는 우유는 종종 얼음이 생기는 문제가 발행했다.
예전에는 네이버에 냉장고 온도를 몇 도로 설정해야 하는지 검색했다면, 이제는 GPT한테 현재 상황을 전달하면 분석해 해결 방법을 알려준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절약되고 내 상황에 맞는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어 주로 GPT를 사용하는 편이다. 일상에서 AI가 편리함을 주었다면 자영업에서 AI는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종종 들어오는 배달을 보내니 어느새 4시가 되었다. 틈틈이 가이드북 PPT를 제작하는데, 전에는 디자인 때문에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디자인이 확정했기 때문에 엑셀 가이드만 제작하면 되기에 시간의 싸움이 되었다. 그리고 곧 있으면 저녁식사를 해야 하기에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며 오늘도 땡겨요 앱을 살펴본다.
요즘 몸이 좀 처지는 것 같아 기운을 낼 겸 고기를 먹기로 결정했다. 메뉴는 족발과 보쌈. 나는 족발을 좋아하고 여자친구는 보쌈을 좋아하니 족보세트로 주문하면 딱 좋다. 족발은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오기 전 미리 주문했다.
족발이 도착하고 오랜만에 매장에서 고기를 맛있고 든든하게 먹었다. 게다가 다 먹고도 족발과 보쌈이 몇 점 남았다. ‘내일 점심때 계란볶음밥으로 족밥을 만들어 먹으면 맛있겠다’ 생각하며 저녁장사 준비를 한다.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배달이 종종 들어왔다. 먹은 뒤에도 주문이 이어졌는데 도무지 배차가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배달이 많아 콜이 밀려서 배차가 안 되는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은 왠지 모르게 바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상과 다르게 저녁은 바쁘지 않았다. 7시30분 전까지는 바빴으나 이후로는 한가했다. 들어오는 주문에 대한 배차는 바로 되는 것을 보면 전체적으로 배달이 없는 것 같다. 이럴 때 이번 달 안에 전자책 출시를 위해 틈틈이 PPT를 제작한다.
8시30분, ‘오늘도 한가하면 큰일인데’라며 걱정하고 있던 중 주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주문이 들어오는 게 심상치 않았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주문이 쉴 새 없이 들어왔고, 긴장감 없이 느슨했던 나를 등에 땀이 흐르도록 움직이게 만들었다. 한가했을 때 하나님에게 걱정을 토해냈었는데 그런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 듯, 아니 기도를 너무 들어주셨다.
정신없이 헉헉거리며 주문을 보내고 보니 어느새 10시, 이제 1시간이면 마감 시간이다. ‘마지막 주문만 보내고 뒷정리를 하면 되겠다’ 생각했던 순간, 마지막 1시간을 쉽게 본 나를 혼내듯 주문이 밀려 들어왔다. 주문은 40분 넘어서도 들어왔고 나는 결국 집에 제시간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이 순간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지막 주문까지 다 보내니 어느새 11시10분, 서둘러 마감청소를 하고 비품을 채운다. 한숨을 돌리고 포스 매출을 확인했는데 깜짝 놀랐다. 8시에 확인했던 배민 매출이 3시간 만에 2배가 넘는 매출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주문을 몇 개 보냈는지는 정확히 세어 봐야 알겠지만, 영업 중지 없이 전부 주문을 보낸 나 자신이 대단했다.
그렇게 비수기가 온 것 같아 걱정했지만 오늘 저녁을 보내니 당분간은 걱정을 덜 할 것 같다. 어느새 시간은 11시30분, 집에 도착해 씻으면 12시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홀가분했다. 고생한 나를 돌아보고 같이 고생한 커피머신을 보며 전등을 끄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지친 몸을 이끌며 오늘도 퇴근한다.
**사장 노트**
데이터 루틴: 체크리스트
커피 세팅: 타이머 15분
신메뉴: 타코야끼 반응
운영 메모: 냉장고 온도/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