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토요일의 끝에서

2025.10.25.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부스스 오늘도 눈이 떠진다. 어제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씻은 뒤 바로 침대에 누워 기절했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아침, 분명 눈만 감았을 뿐인데 내가 잠을 잔 건지 눈만감은 건지 실감이 안 난다. 핸드폰을 보니 9시. 몸이 찌뿌둥했지만 그래도 잠은 잘 잔 것 같아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한다.


오늘은 주말이기에 영양제를 더 챙겨 먹는다. 그리고 외투를 입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밖에 나간다. 다행히 오늘도 맑은 날씨를 보니 기분이 조금은 좋아진다.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 준비를 한다. 주말을 대비해 어제 못 채운 비품들도 충분히 채워 둔다.


어제 남은 족발과 보쌈을 계란볶음밥과 같이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찜기에 함께 넣고 돌리니 딱딱해진 고기가 부드러워졌다. 고기로 든든하게 식사하고 아메리카노를 세팅한 뒤 타이머 15분을 맞춘다. 물류를 정리하며 신나는 CCM을 틀고 오전을 산뜻하게 시작한다.


오늘 오전은 많이 한가했다. 어제저녁 힘들었는데 오전부터 바쁘면 좀 버거웠을 것 같아 한숨 돌리며 체력을 충전한다. 매장이 한가하다고 놀지는 않는다.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리뷰 답변도 드린다. 어제 배민 주문전환율이 20%가 나왔다. 높은 주문전환율 덕분에 주문당 광고비가 매우 낮아 오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오후 장사를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오전과 비슷하게 한가했다. 어제저녁 ‘주문이 많아서 오늘은 주문이 없는 건가’라는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1시30분부터 주문이 들어왔다. 걱정하지 말라는 듯 주문이 계속 들어왔고, 몰리진 않았지만 2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쉴 새 없었고 안도감이 들었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오고 어느새 5시가 되었다. 오늘도 여자친구랑 매장에서 저녁을 먹기 때문에 뭘 먹을지 땡겨요 앱에서 고민을 한다. 땡겨요에서는 다른 매장에서 주문하고 남긴 리뷰들을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리뷰를 보던 중 짜장면이 먹고 싶어 여자친구에게 물어보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기로 결정했다.


30분도 되지 않아 배달이 도착했다. 오랜만에 짜장면과 탕수육을 배부르게 먹었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저녁장사 시작이다. 주문을 보내던 중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아버지 생신이셔서 오후에 용돈과 생신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렸는데, 덕분에 아귀찜이랑 보쌈을 맛있게 먹고 있다고 하셨다.


속으로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생신인데 같이 저녁도 못 먹는 현실이 좀 슬펐다. 그래도 언젠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며 저녁장사도 열심히 일한다. 어제와 반대로 저녁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주문이 밀려들어왔다. 주문을 다 보내고 혹시라도 실수한 것이 있는지 리뷰를 살펴본다.


어제저녁 9시부터 주문이 몰렸다면 오늘은 반대의 상황이다. 주문은 종종 들어오고, 시간은 점점 토요일의 끝을 향해 간다. 한가할 줄 알았지만 9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토요일 저녁은 역시 만만하지 않다.


마감시간이 되었고 오늘은 제시간에 마감청소를 할 수 있었다. 청소를 서둘러하고 매출을 보니 배달의민족 매출이 저번 주에 비해 좀 줄어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그렇고 요즘 땡겨요 매출이 정말 좋다. 아마도 배민 사용자가 땡겨요로 간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내일은 주일이며,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토요일을 보내고 내일을 기대하며 전등을 끄고 오늘도 퇴근한다. 퇴근하면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아버지의 희생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 가족이 있다고 전했다. 울컥했지만 울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 시원한 밤공기가 퇴근길을 위로해 준다.




**사장 노트**

데이터 루틴: 전날 통계

커피 세팅: 타이머 15분

리뷰 모니터링: 상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