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7. 날씨 : 맑음
오늘은 여자친구의 전화에 잠에서 깼다. 핸드폰을 보니 8시30분, 여자친구가 출근을 하면서 모닝콜로 전화를 해줬다. 여자친구 목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아침 영양제도 챙겨 먹고 오후 영양제와 구찌뽕도 챙겨 바쁠 수 있는 금요일을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외투를 단단히 입고 경제뉴스를 들으며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요즘 날씨가 좋아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기 정말 좋았다. 짧은 거리지만 시원한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비몽사몽 한 나를 상쾌하게 깨워줬다. 짧은 거리지만 기분 좋게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 준비를 했다.
오픈 준비를 한 뒤 점심을 챙겨 먹고 오전의 루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그동안 물류를 정리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정리하니 타이머가 울렸다.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깨우고 오늘의 커피맛을 체크하며 리뷰 답변을 드렸다.
리뷰를 확인하니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글들이 달려 있었다. 기분 좋게 답변을 드리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이런 리뷰들을 보면 절로 뿌듯하고 힘이 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그리고 요즘 가성비가 정말 좋다는 리뷰들도 종종 보였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뷰이다.
그동안 주문을 높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헀었다. 그래서 1인 매장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료가격을 내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음료가격을 10~20% 내렸고, 다른 배달앱 매장과 비교해도 가성비가 정말 괜찮았다. 그리고 최소주문금액도 다른 배달앱 매장보다 낮추니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바꾼 뒤 꾸준히 운영하니 주문 수도 늘고, 내가 원했던 가성비 좋은 카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리뷰 답변도 전부 드리고 금요일 오전을 신나는 CCM으로 시작했다. 지난주만 해도 오전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는데 최소주문금액을 낮춘 뒤에는 오전에도 주문이 꽤나 들어오고 있다.
비록 주문금액이 낮지만 한가한 것보다는 하나라도 더 주문을 받아야 배달앱 지표도 올라간다. 몸은 좀 힘들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노력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기분 좋게 주문을 보냈다. 그렇게 주문을 보내니 어느새 12시, 오후장사 시간이 되었다.
오후는 꽤나 한가했다. ‘어제 바빴으니 오늘은 좀 한가해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한가한 김에 유튜브로 AI 영상 제작을 공부했다. 마침 여자친구가 오전 외근을 끝내고 매장에 와서 외근 이야기를 재잘재잘해줬는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니 미소가 절로 났다.
여자친구가 회사로 돌아가고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어느새 2시가 되었다. 2시부터는 주문이 점점 들어왔는데 특히 요즘 배민1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배달의민족 이용자 수가 늘어난 것 같았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좋았지만 지금 내 컨디션은 좋지 못했다.
어제 마스크를 쓰고 오신 손님 때문인지, 아니면 환절기여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목이 좀 칼칼했다. 그래서 종합감기약을 챙기고 점심을 먹은 뒤 약을 먹었는데도 오후가 되니 심한 건 아니지만 열이 나서 머리가 좀 아팠다. 그래도 주문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의지로 이겨내 주문들을 전부 보냈다.
주문을 보낸 뒤 영양제와 구찌뽕을 먹고 매장에 있는 침향환도 먹었다. 내일은 주말이기 때문에 오늘 최대한 감기기운을 내보내야 해서 몸에 좋은 것은 일단 전부 다 먹었다. 그리고 커피머신과 온수기, 냉장고, 오븐 등의 열기 때문에 매장 문을 열어두는데 오늘은 일부러 문을 닫고 매장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따뜻한 매장에서 움직이니 땀이 났고 다행히 시간이 지나니 열이 좀 내려갔다. 어느새 5시가 되고 오늘 저녁은 내가 감기기운이 좀 있기 때문에 뜨끈한 쌀국수를 먹기로 했다. 나는 양지 쌀국수를, 여자친구는 분짜를, 사이드로 짜조를 주문했다.
여자친구가 먼저 도착하고 그 뒤 쌀국수가 도착했다. 깔끔한 국물이 좋았던 양지 쌀국수는 내가 좋아하는 고수를 잔뜩 줘서 정말 맛있게 먹었고 여자친구 분짜도 정말 맛있었다. 앞으로 쌀국수를 먹고 싶으면 무조건 여기에 주문하기로 여자친구와 고개를 끄덕였다.
뜨끈한 쌀국수를 먹으니 땀이 잔뜩 나고, 먹고 나니 감기기운이 뚝 떨어졌다. 혹시라도 감기기운이 계속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감기기운이 떨어지니 언제 그랬냐듯 힘이 넘쳐났다. 이 정도 기운이면 주말 근무도 거뜬할 것 같았다. 저녁을 든든히 먹고 금요일 저녁 장사를 시작했다.
저녁 장사가 시작되고 테이크아웃 주문이 들어와 리유저블컵에 드리니 “원래 리유저블컵으로 주셨나요?”라고 여쭤보셔서 “테이크아웃 손님들에게 더 신경 써 드리려고 리유저블컵으로 드리고 있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연신 감탄을 하고 가셨다.
보통 대부분 손님들은 “컵이 다르네?”라고만 하시는데 이번 손님은 리유저블컵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계셨다. 테이크아웃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제대로 알아봐 주시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 뒤 저녁 장사는 꽤나 한가한 편이었다.
8시 이후로 주문이 종종 들어왔지만 어제처럼 주문이 몰리지는 않았다. 보통 금요일 저녁이 바쁜 편인데 어제 바빴던 저녁과 바뀐 듯 포스는 고요하기만 했다. 하지만 9시30분이 지나자 주문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매장에 왔다.
여자친구가 매장에 오려고만 하면 매장이 바빠지는 건지 참 이상한 일이다. 어찌 됐든 여자친구가 고맙게도 바쁜 모습을 보고 앞치마를 입은 뒤 바로 도와줘서, 혼자였다면 버거웠을 주문들을 함께 보냈다. 요즘 여자친구 컨디션이 좋아져 매장 일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몰려왔던 주문들을 전부 보내고 여자친구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델리만쥬와 초코라떼를 해주었다. 델리만쥬와 초코라떼를 먹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라도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어 뿌듯했다.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고 여자친구와 마감청소를 했다.
마감청소 후 포스 매출을 확인하니 오늘 주문이 몰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가한 편이라 매출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제 매출이 좋았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포스 마감도 한 뒤 전등을 끄고 전기자전거를 끌고 가며 여자친구와 함께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루틴: 아메리카노 15분
배민1 주문 증가 체감
컨디션 케어: 감기약.쌀국수
리유저블컵 테이크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