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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짧은 만남의 행복

2025.11.15.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배도 아프지 않아 푹 잘 수 있었다. 덕분에 몸이 개운했고 기분 좋게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영양제를 챙기고 외투를 입은 뒤, 경제뉴스를 들으며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는 추웠지만 오늘은 햇살이 따뜻했다. 날씨가 계속 오락가락하니 감기로 고생을 했던 것 같았다. 산뜻한 바람을 가르며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 준비를 했다. 보통 오전에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은데 어제저녁 죽만 먹었더니 배가 많이 고파졌다.


그래서 볶음밥에 컵라면까지 든든하게 먹었다. 밥을 든든하게 먹으니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은 커피 맛을 체크할 수 있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맞췄다. 타이머가 흐르는 동안 물류를 정리하니 때마침 타이머가 울렸다.


어제 커피를 못 마셔서 그런지 고소한 커피를 마시니 눈이 떠지는 느낌을 받았다. 커피를 마시며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니 어느새 다 마셔버렸다. 오픈시간이 되어 신나는 CCM을 틀며 토요일 오전을 활기차게 시작했다.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달의민족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고, 키즈카페에서 단체주문도 들어왔다. 단체주문이 들어오면 긴 영수증을 미리 눈으로 스캔한다. 무엇을 먼저 하면 되는지 마치 시뮬레이션하듯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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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분 만에 단체주문을 보내고, 당근 소식에 올릴 사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주문을 보낸 뒤에도 토요일답게 주문은 꾸준했고, 틈나는 대로 어제 에세이도 마무리했다. 바쁘게 주문을 보내고 있던 중 고모와 부모님이 매장에 오셨다.


오늘 부모님이 군산에 일이 있으셔서 오신 김에 나를 보기 위해 매장에 들르셨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하셔서 점심을 먹으러 나가셨다. 점심을 먹고 다시 오신다고 하셔서 짧게 인사한 뒤 들어오는 주문을 바쁘게 보냈다.


주문을 보내던 중 배달의민족 주문이 들어왔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식당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그래서 영수증에 메모도 남기고 고구마과자도 함께 넣어 보내드렸다. 가끔 나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식당에서 주문이 오기도 하는데 올 때마다 왠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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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주문을 보내는 사이 12시가 넘어갔고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잠깐 한가한 틈이 생겨 비품과 설거지를 하고 있으니 고모와 부모님 여자친구가 식사를 하고 매장에 오셨다. 따뜻한 커피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문이 몰려들어왔다.


바쁜 모습을 보고 여자친구가 앞치마를 입고 도와주었다. 부모님은 바쁜 상황과 둘이 같이 일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띠셨다. 부모님과 고모가 다른 일정이 있으셔서 짧게 인사한 뒤 나가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모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했다.


여자친구와 몰려오는 주문들을 다 보내니 어느새 2시가 되었고, 여자친구는 집에 갔다가 다시 온다고 했다. 2시 이후로는 생각보다 주문이 오지는 않았고 종종 들어왔다. 4시가 되고 여자친구가 매장에 온 김에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지난번 먹었던 분짜가 생각나 베트남 음식을 먹기로 했다.


나는 반미 샌드위치를 여자친구는 분짜를 주문했고 사이드로 고기짜조도 같이 주문했다. 회복된 지 얼마 안 돼서 오후에 바쁘게 움직였더니 피곤했지만 토요일치고는 한가해 잠깐이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 힘이 날 것 같아 빨리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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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음식이 도착하고 여자친구와 맛있게 먹었다. 분짜는 고기와 튀김이 느끼할 수 있지만 새콤한 소스와 야채가 느끼함을 잡아줘 밸런스가 좋았고, 반미 샌드위치는 고기와 내가 좋아하는 고수가 들어있어 맛있게 먹었다. 짜조도 안에 고기가 가득 들어있어 사이드로 먹기 더할 나위 없었다.


주문도 들어오지 않아 여자친구와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같이 저녁장사를 시작했다. 저녁 장사는 생각보다 한가했다. 그래서 픽업을 하러 온 기사님께 배달이 많냐고 물어보니 슬슬 뜨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식사 메뉴 다음은 디저트 차례니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7시가 넘어가자 주문이 슬슬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문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고 주말이기에 주문금액이 큰 주문도 들어왔다. 하지만 여자친구와 함께 있기에 착착 보낼 수 있었다. 여자친구가 오늘은 마감 때까지 있어준다고 했다.


그래서 내일 저녁을 내가 산다고 했고 오랜만에 근처 만두집에서 감자만두와 찐빵을 먹기로 했다.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고 오늘은 테이크아웃 주문도 잘 들어왔는데 슬슬 단골분들이 생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주문은 계속 이어졌고 어느새 마감시간이 되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마감청소를 하고 포스 매출을 확인했다. 저번 주보다는 매출이 낮았지만 테이크아웃 매출이 좋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기분 좋게 포스를 마감하고 전등을 끄고 밖으로 나가니 꽤나 쌀쌀했다. 그래도 여자친구와 함께 퇴근을 하니 따뜻하기만 했고 오늘도 함께 퇴근했다.




**사장 노트**

가족 방문: 부모님·고모

테이크아웃: 단골 증가

마감 점검: 매출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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