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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바쁨의 감사함

2025.11.16.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9시 오늘은 주일로 하나님을 만나러 교회에 가는 날이다. 그래서 교회에 가기 전 매장에 가서 오픈 준비를 하기 때문에 기지개를 켜고 부지런히 일어났다. 매장에 갈 준비를 다 한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밖은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날씨였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매장에 가면서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니 괜히 단풍 구경이 가고 싶어졌다. 그래도 이번 주 수요일에 여자친구 생일인 겸 여자친구 부모님과 같이 내장산으로 단풍 구경을 가기로 해서 매우 기대 중이다.


매장에 도착해 여유롭게 오픈 준비를 하고 시간이 남아 점심도 챙겨 먹었다. 여자친구가 좀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 배달앱 체크리스트와 어제 에세이까지 마무리하고 발행하니 여자친구 전화가 왔다. 밖에 나가니 여자친구 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같이 차를 타고 교회에 갔다.


교회에 가는 길 너무 좋은 날씨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들을 보니 기분이 좋으면서 오늘 많이들 놀러 가서 주문이 없을까 봐 괜히 걱정도 들었다. 교회에 도착해 여자친구와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께 인사를 드린 뒤 택시를 타고 매장에 도착했다.


오전에 오픈 준비를 하고 갔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어제 못 채운 비품을 채웠다. 그리고 커피 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타이머가 울리고 고소한 커피를 마시니 어느새 1시 오픈 시간이 되었다. 신나는 CCM으로 주말의 일요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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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을 하고 핸드폰에 당근 비즈프로필 방문자 통계 알림이 왔는데 무려 52명의 방문자가 방문했다는 알림이었다. 놀라기도 하고 얼떨떨해서 당근 비즈프로필에 들어가 보니 엊그제 올린 영광고등학교 단체주문 소식 조회수가 매우 높았다.


그동안 당근 소식 조회수가 적어 계속 운영을 해야 하나 고민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소식을 올려야 할지 감이 잡혀 기분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일단 계획은 단체주문 소식 조회수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단체주문 위주로 소식을 올릴 예정이다.


1시에 오픈을 하니 오픈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이 꽤나 들어와서 오전에 했던 걱정과는 달라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주문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5개가 쌓여버렸다. 특히 배민1, 쿠팡이츠 주문이 중간중간 오는 바람에 순서가 뒤섞였다.


배민1 쿠팡이츠는 배차를 자체적으로 해주기 때문에 조리 시간을 길게 잡더라도 배차가 빨리 되는 편이다. 그래서 다른 주문을 하면서 배민1 쿠팡이츠 주문까지 멀티로 처리하다 보니 손이 떨릴 지경이었다. 이럴 때 실수라도 하면 대형 참사이기 때문에 심호흡을 크게 했다.


침착하게 머리와 손은 최고 속도로 주문들을 보냈다. 그런데 중간에 테이크아웃 주문도 있어 꼬일 뻔했으나 배달 주문과 동선이 비슷해 빠르게 드릴 수 있었다. 그 뒤에도 배달 주문은 계속 들어왔고 영업 임시중지를 30분 해야 하나 잠깐 고민도 있었다.


주문이 너무 몰려서 ‘다 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냈고 결국 주문들을 전부 보낼 수 있었다. 배민1 쿠팡이츠 주문도 힘들었지만 오늘따라 요기요 주문이 많아 특히 더 힘들었다.


요기요 주문은 대부분 평균 객단가보다 주문금액이 높기 때문에 주문이 몰릴 경우 주문이 들어오면 힘이 더 든다. 그래도 어떻게든 다 보낼 수 있었고 몰리는 게 끝나고는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는데 그 타이밍에 눈치를 보며 비품과 설거지를 재빠르게 했다.


주문들을 보내니 어느새 5시 1시부터 무려 4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주문들을 보냈다. 오늘 이 정도 바쁨은 거의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이런 상태면 주문이 많이 와서 매출이 높을 것이라는 기쁨보다는 주문이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5시가 되고 여자친구가 교회에서 매장으로 왔다. 오늘 만두와 고로케를 먹기로 했기 때문에 여자친구에게 내 카드를 주고 포장을 하러 나갔다. 4시간 동안 바쁘게 움직였기에 배가 고파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가 포장을 하러 간 뒤에도 주문은 계속 꾸준히 들어왔다.


오늘보다 어제 바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어제 단풍 구경을 많이들 가고 오늘은 집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다. 시간이 지나 여자친구가 만두와 고로케 국화빵을 포장해 왔다. 배가 고팠기에 재빨리 상을 펴고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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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감자피에 고기가 들어있는 고기만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두다. 그리고 감자샐러드가 가득 들어있는 고로케도 맛있어서 종종 먹었었다. 만두집 근처에 국화빵 트럭이 있어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국화빵과 비교하기 위해 같이 사 왔다고 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만두와 고로케를 배가 고픈 상태에서 먹으니 훨씬 맛있었다. 항상 뭘 먹을지 고민을 하기에 앞으로 만두와 고로케도 가끔씩 먹을 것 같다. 주문도 없어서 저녁을 쉬면서 먹을 수 있었고 오후의 피로를 좀 해소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쿠팡이츠 주문들이 꾸준히 들어왔지만 체력을 회복해 힘들지는 않았다. 꾸준히 들어오는 쿠팡주문을 끝으로 주문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꽤나 한가했다. 그래서 비품을 채우고 잠깐이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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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주말 저녁은 방심하면 안 된다. 언제 주문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8시가 지나니 주문이 몰려들어왔고 이미 포스 앞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몰려오는 주문들을 쉽게 보낼 수 있었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고 어느새 10시가 되었다.


10시 이후에도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고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마감청소를 빠르게 하고 포스매출을 확인했다. 1시에 오픈을 했지만 오후에 많이 바빴고 저녁에도 주문이 꾸준히 있었기에 매출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그렇게 기분 좋게 포스를 마감하니 피곤이 좀 몰려왔다.


주말 내내 바쁘게 일을 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한가한 주말보다는 바쁜 주말이 더 좋다. 매출이 낮으면 정신적으로 힘든데 바빠서 몸이 힘든 것보다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포스까지 마감 후 전등을 끄고 외투를 입은 뒤 밖으로 나왔다.


밖은 꽤 추웠지만 따뜻한 매장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해서 그런 걸까 시원하기만 했다.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퇴근을 했다. 집에 도착해 씻고 주말의 피로가 몰려와 일찍 침대에 누웠다. 다시 새로운 한 주를 위해 잠에 들었다.




**사장노트**

주일 루틴: 오픈 선준비

당근 데이터: 방문자 52명

콘텐츠 포커스: 단체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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