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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다시 자영업으로

2025.11.20.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8시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 몸이 개운했다.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영양제를 챙기고 외투를 입은 뒤 경제뉴스를 들으며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가 흐려 제법 쌀쌀했지만 출근을 위해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따뜻한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 준비를 했다. 월요일 오픈준비를 한 뒤 마감 직전 많이 바빴기 때문에 비어 있는 비품을 채우고 점심을 차려 먹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 뒤 커피 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맞췄다.


타이머가 흐르는 동안 비품을 정리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와 리뷰 답변을 드리니 어느새 타이머가 울렸다. 이틀 만에 먹는 우리 매장 커피는 깔끔하면서 참 고소했다. 매장 휴무일 동안 다른 커피들을 마셨었는데 우리 매장 커피 맛에 익숙해서 그런지 우리 커피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이제 겨울이 성큼 다가온 만큼 오늘은 잔잔한 CCM으로 목요일 오전을 시작했다. 이틀이나 쉬어서 그런지 오전은 생각보다 많이 한가했다. 그래서 어제 만들던 PPT를 이어 만들고 어머니께 안부 전화도 드렸다. 그렇게 12시가 되었고 오후 장사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월요일만큼은 아니었지만 주문이 종종 들어왔다. 월요일이 유독 바빴는데 배달 통계를 확인하니 평소보다 클릭수가 1.5배는 높았고 아마도 날씨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도 주문금액이 낮은 주문들이 들어와 마냥 한가하지만은 않았다.


주문을 보내고 틈틈이 PPT를 제작하니 어느새 제작을 끝낼 수 있었다. 어머니께 메일로 PPT와 함께 사진과 내용이 너무 부실해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적어 보냈다. 그리고 오늘 단체주문이 있으면 좋을 텐데 오후에 단체주문이 없어 당근에 올릴 소식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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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위생등급 매우우수 내용으로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사진을 찍어 포토샵으로 편집한 후 GPT에 소식 내용을 전달받고 당근에 소식을 올릴 수 있었다. 당근 소식까지 작성하니 어느새 오후 4시가 되었다.


점심때 든든하게 먹었지만 4시쯤 되니 배가 고픈 건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뭐를 먹을까 고민하던 중 오랜만에 KFC 버거가 먹고 싶어졌다. 여자친구의 재가가 필요하기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반려를 당했고 여자친구가 고민해서 다시 알려준다고 했다.


치킨버거를 먹고 싶어 아쉬웠지만 의견이 같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 전화가 왔고 지난번 대전에서 먹었던 파스타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단골 매장에서 파스타를 주문하기로 했다. 배고픔에 여자친구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쿠팡이츠 주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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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이 넘어 여자친구가 매장에 왔고 미리 주문을 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달이 왔다. 나는 오일 파스타를 여자친구는 로제파스타를 주문했고 소스에 찍어 먹을 모닝빵도 같이 주문을 했다. 오일 파스타를 한입 먹으니 역시 파스타면은 순정이 가장 맛있는 것 같았다.


알덴테로 익은 파스타면과 약간 매콤하며 오일리한 파스타는 언제 먹어도 맛있었다. 여자친구가 주문한 로제파스타도 한입 먹었는데 소스가 꾸덕하니 참 괜찮았다. 같이 주문한 모닝빵을 파스타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별미 중에 별미였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저녁 장사 시간이 되었다.


여자친구에게 먼저 오늘 제작한 PPT를 보여주었는데 디자인을 잘 골랐다고 말해줬다. 회사의 이름대로 PPT 색을 사용했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았다. PPT에 추가할 내용과 요청 사항을 적어 여자친구 이메일로도 보냈다. 그 뒤 여자친구는 오늘 피곤하다며 집에서 쉰다고 나갔다.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며 오늘 올린 당근 소식 조회수를 확인했다. 요새 소식들이 조회수가 좋아 두근거리며 확인을 했는데 조회수가 3밖에 되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조회수에 정말 단체주문 내용이 아니면 조회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녁은 생각보다 한가하지는 않았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고 이틀이나 매장 문을 열지 않아 주문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주문금액이 큰 주문도 없어서 주문을 보내며 발주와 비품을 채우는 사이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마감 청소 후 매출을 보니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월요일에 비해 낮은 편이라 빨리 날씨가 확 추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오늘 단골분들이 꽤 오셔서 테이크아웃 매출도 좋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포스도 마감을 했다.


매일 13시간 근무로 몸이 적응되어 있었는데 오늘 이틀 만에 다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좀 피곤했다. 그래도 오늘 잊지 않고 배달 주문을 해주신 고객분들과 테이크아웃을 하러 오신 단골분들이 있어 힘차게 근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자친구도 옆에 있어준 것도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전등을 끄고 불이 꺼진 매장을 보며 밖으로 나가니 따뜻한 매장과는 반대로 쌀쌀한 온도 차가 느껴졌다. 그래서 외투 지퍼를 목까지 올리고 방한 장갑을 낀 뒤 전기자전거 페달을 밟고 쌀쌀한 밤공기를 헤치며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오전 루틴: 커피 세팅·체크

당근 전략: 단체주문 중심

매출 포인트: 테이크아웃 견인

주문 흐름: 저녁 꾸준·단체주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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