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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힘들지만 괜찮아

2025.11.22.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8시, 요즘 1시간씩 일찍 눈이 떠지는데 이상하게 피곤하지가 않았다. 예전에는 13시간 근무 후 집에 도착해 잠을 자면 10시간을 자도 피곤했는데 반년이 지나니 몸이 적응한 듯 별로 피곤하지 않는 모습이다.


기지개를 쭉 켜고 침대에서 일어나 오늘도 출근준비를 했다. 외투를 입고 영양제를 챙긴 뒤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일기예보를 보니 일교차가 심하던데 밖에 나가니 확실히 추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출근을 해야 하기에 쌀쌀한 바람을 뚫고 매장에 도착했다.


따뜻한 매장에 들어오니 몸이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불을 켜고 오픈준비를 한 뒤 점심을 차려 먹었다. 점심을 먹고 오전 루틴으로 커피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그동안 물류를 정리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니 어느새 타이머가 울렸다.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어제의 에세이를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테이크아웃 손님이 들어오셨다.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 매장에 온 발걸음을 돌려보낼 수 없기에 음료 주문을 받아 드렸다. 손님께서 아직 오픈을 하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나는 찾아주셔서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테이크아웃 주문을 처리하니 어느새 오픈시간이 훌쩍 다가왔다. 그래서 신나는 CCM을 틀며 토요일 오전을 시작했다. 오전에 아까 못 했던 어제의 에세이도 발행하니 테이크아웃 주문과 배달주문이 들어왔다. 토요일 오전답게 주문이 꽤 들어와 시작이 좋았다.


어느새 12시가 되었고 오후장사를 시작했다. 막상 12시에는 주문이 오지 않았지만 20분 정도 되니 주문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주문이 몰렸는데 주말에는 주문금액이 큰 주문이 많아서 땀을 좀 흘렸다. 그래서 문을 열어두니 시원한 바람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이 상태면 본격적인 오후에 바쁠 것 같아 실링도 많이 뜯어두고 비품도 꽉꽉 채워뒀다. 잠깐 한가해진 틈에 여자친구한테 전화도 해서 영양제를 챙겨 먹으라고 신신당부까지 마쳤다. 주문은 꾸준히 계속 들어왔고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주말은 이 정도로 바빠야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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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되고 주문이 좀 뜸해져 잠깐이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잠깐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또다시 주문들이 몰려왔다. 이번에는 쿠팡이츠 주문이 몰려왔는데 쿠팡이츠는 자체 배차이기 때문에 내가 배차를 할 수가 없어 많이 들어오면 까다로운 편이다.


주문을 순서대로 보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에 있는 쿠팡이츠 기사가 도착했다. 이럴 때 순서가 뒤바뀌어서 짜증이 나지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다듬고 5분 정도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렇게 쿠팡까지 다 보내니 이번에는 배달의민족 주문이 몰려들어왔다.


주문들을 다 보내니 어느새 3시가 되었고 배가 좀 고파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쫄깃한 밀떡을 먹으니 기운이 좀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같이 조리한 소금빵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니 별미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떡볶이는 멸치육수 코인으로 제조해 국물 감칠맛도 참 좋아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웠다.


떡볶이를 먹고 잠시 쉬고 있었는데 그만 쉬라고 하는 듯 주문이 또 몰려왔다. 몰려온 주문을 보내고 좀 앉으려고 했더니 이번에는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그렇게 주문들을 보내니 어느새 4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그 뒤로는 주문이 오지 않아 재료와 비품을 채우고 의자에 앉아 좀 쉬니 5시가 되었다.


오늘도 여자친구가 저녁 약속이 있어 혼자 저녁을 먹어야 했지만 아까 소금빵과 떡볶이를 먹어서 그런지 배가 딱히 고프지가 않았다.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 저녁을 버틸 수 있기에 햇반 작은 공기에 카레를 비벼 간단하게 먹었다. 여자친구가 약속이 끝나고 온다고 해서 오늘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저녁을 먹은 뒤 저녁장사 시간이 되었다. 밖은 이미 깜깜해졌고 주문은 꽤나 왔지만 7시가 넘으니 주문이 없어졌다. 아마도 8시 이후부터 디저트 주문 시간이기에 그때부터 주문이 들어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서 미리 비품도 채우고 파우더나 소스도 부족한지 체크를 했다.


다행히 7시 40분부터 주문이 몰려들어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주문들을 보내니 어느새 1시간이 지나 있었다. 오후도 주문이 많았는데 저녁도 주문이 많아 힘들었지만 한편으로 안도감도 느껴졌다. 주말 저녁이 바쁘지 않으면 계속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9시가 넘어서도 주문은 꾸준히 들어왔고 매출을 확인하니 이미 지난주 매출은 넘은 모습이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높은 매출을 보니 힘이 났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저녁에 온다고 했는데 일정이 길어져 오늘 못 온다고 해서 아쉬웠다.


어느새 10시가 넘었고 10시부터는 주문이 뜸해 미리 마감청소를 할 수 있었다. 마감시간이 되고 빠르게 마감청소를 한 뒤 포스매출을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지난주보다 좋은 매출에 미소가 절로 났다. 기분 좋게 포스를 마감한 뒤 전등을 끄고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오전·저녁 피크 대응 루틴

실링 준비·비품 풀충전

디저트 타임: 20시 이후

주말 매출: 전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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