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4. 날씨 : 맑음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9시, 요즘 계속 8시에 눈이 떠졌지만 주말의 피로가 누른 듯 9시에 눈이 떠졌다. 8시였다면 여유롭게 일어나겠지만 9시에는 그런 여유도 없이 간단히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출근준비를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씻은 뒤 영양제와 구찌뽕을 챙겨 먹었다.
외투를 단단히 입고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에 나가니 초가을 날씨 같았다. 날씨가 추웠다 따뜻해졌다 오락가락하니 이럴 때일수록 감기에 걸릴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경제뉴스를 들으며 페달을 밟아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준비를 했다.
그리고 점심을 챙겨 먹은 뒤 오늘도 커피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15분 동안 물류를 정리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와 리뷰 답변도 드렸다. 어제 매출이 좋아 배달앱 통계도 전반적으로 좋아 엑셀을 기분 좋게 작성했다.
타이머가 울리고 차갑고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한숨을 내쉬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월요일 오전도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 신나는 CCM으로 시작했다. 평일 오전은 주문이 거의 없는 편이기에 주말에 비어 있던 비품을 채우고 싱크대 청소를 했다.
그런데 문득 요즘 나약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다그치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직원을 내보내고 반년 동안 13시간씩 주6일 근무를 하니 최근 들어 좀 버겁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계속 이러한 상황만 불평불만을 하게 되고 조금씩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도 바쁘게 보냈으니 힘듦이 절정에 다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힘이 나지 않았는데 오전에 CCM을 들으며 매장 일을 하다 보니 문득 나약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마치 사단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고 갑자기 이러한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아까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자친구도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었고 저녁에 같이 나눔을 하자고 했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니 갑자기 기운이 솟아났다. 아마도 무력한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때마침 푸드레인 물류도 왔고 정리를 하며 들어오는 주문도 보내니 어느새 12시, 오후장사 시간이 되었다.
오후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이 몰렸다. 평소 월요일은 이렇게까지 주문이 몰리지 않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주말의 피로감이 있어 몰리는 주문에 한숨이 나올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 신나는 기분만 들었다. 아마도 오전의 다짐이 없던 힘도 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주문을 보내던 중 어린이집에서 단체주문이 들어왔는데 주문금액이 컸지만 당근에 소식으로 올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빠르게 음료와 디저트를 제조하고 꼼꼼하게 포장한 뒤 잊지 않고 사진도 찍었다. 주문을 보낸 뒤 사진을 편집하고 당근 소식에 올렸다.
엊그제 토요일 생크림 클레임 문제가 있어 고객께 다음 주문 주실 때 요청사항에 ‘생크림’ 적으시면 서비스를 보내드린다고 했었다. 마침 오늘 주문이 왔고 영수증에 ‘주문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어 드린 뒤 서비스 과자까지 같이 보내드렸다. 잊지 않고 주문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 뒤로 종종 주문이 들어왔고 주문들을 보내니 어느새 3시가 되었다. 3시 이후로는 한가해 배를 채울 겸 라면볶이와 나나콘을 먹었다. 예전에는 배가 고파도 저녁까지 버텼는데 요즘에는 내 몸이 우선이니까 뭐라도 먹어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편이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쉬고 있으니 배달의민족 주문이 들어왔다. 무려 4만원 주문이었는데 다행히 전부 보틀음료였다. 보틀음료는 일반음료의 2배 가격이지만 제조시간이 일반음료와 비슷하기 때문에 보틀음료가 들어오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기분 좋게 음료를 제조해 고구마과자도 같이 보내드렸다.
그리고 종종 주문이 들어왔고 밀대로 바닥도 깔끔하게 청소하니 5시가 넘었다. 곧 여자친구가 매장에 오고 같이 저녁을 먹기에 저녁메뉴를 고민했다.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메뉴로 상의한 결과 오랜만에 마라탕을 먹기로 했다.
여자친구가 퇴근 후 매장에 왔고 마라탕도 미리 주문을 했기에 곧이어 도착했다. 오랜만에 먹는 마라탕 국물은 정말 강렬했다. 이곳 마라탕은 사골이 베이스라 국물이 깊으면서 마라맛이 참 좋았다. 소고기와 마라탕 재료들을 먹으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저녁장사 시간이 되었다. 저녁시간이 되고 주문이 꽤나 잘 들어왔다. 다행히 배차가 바로바로 되어서 주문들을 빠르게 보낼 수 있었고 여자친구도 앞치마를 입고 도와주었다. 7시30분이 되자 여자친구가 필라테스를 하기 위해 나갔다.
여자친구가 나간 뒤에도 주문이 잘 들어왔다. 월요일 저녁답지 않게 주문이 몰렸고 아직 주말의 피로가 풀리지 않았지만 오전의 다짐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주문들을 보냈고 주문을 보내는 사이 어느새 9시가 넘었다.
바쁠 때 친한 기사님이 픽업하러 오셨는데 기사님이 “요즘 감성커피 콜이 많이 뜨네요”라고 하셨다. 열심히 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너무 뿌듯했다. 주문을 계속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메리카노 12잔 주문이 들어왔다. 힘들긴 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제조해 빠르게 보냈다.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10시가 넘었다. 슬슬 마감청소 준비를 했고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어느새 마감시간이 되었다. 11시 마감에서 30분 단축했을 뿐인데 정말 체감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바빴기 때문에 마감시간이 반가웠다.
그렇게 마감청소를 하고 포스매출을 확인하니 지난주보다 훨씬 좋은 매출이었다. 점점 매출이 좋아지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주 비소식이 간간히 있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늘어날 주문이 기대가 되었다. 포스를 마감한 뒤 전등을 끄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오전 다짐 루틴: 집중 회복
단체주문 콘텐츠: 당근 전환
피크 대비: 조리동선 최적화
마감 30분 단축: 스트레스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