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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2025.11.28. 날씨 : 맑음

by 배달천재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8시였다. 잠깐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다 기지개를 쭉 켜고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출근 준비를 위해 씻고 영양제를 챙긴 뒤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온 뒤로 겨울이 된 듯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패딩과 방한장갑으로 중무장을 했지만 찬바람은 막을 수 없었다. 얼른 매장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따뜻한 공기가 몸을 녹여주었다. 오픈 준비를 하고 점심을 챙겨 먹었고 일부러 일찍 출근해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오늘도 커피 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오늘은 물류가 없어 배달앱 체크리스트와 리뷰에 답변을 드렸고, 요즘 주문수가 늘고 있어 체크리스트를 기분 좋게 작성했다. 타이머가 울리고 고소한 아메리카노로 피곤한 정신을 깨웠다.


언제 비가 왔냐고 하는 듯 오늘은 따뜻한 햇빛이 비추는 맑은 날씨에, 신나는 CCM으로 평일의 마지막 금요일을 시작했다. 오전에는 종종 주문이 들어왔고, 어제의 에세이를 마무리해 발행까지 했다. 잠깐 화장실을 갔다 왔는데 배달의민족 주문이 들어왔다.


테이크아웃 주문이 먼저 있어 확인하지 못했는데, 어린이집에서 무려 5만원 단체주문이었다. 종류별로 음료만 11잔에 디저트까지 포함된 주문이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빠르게 테이크아웃 주문부터 처리한 후 본격적으로 11잔을 준비했다.


포장봉투에 2구 종이캐리어 3개와 빨대를 먼저 넣어 포장 준비를 하고, 아메리카노처럼 쉬운 음료부터 먼저 시작했다. 잔수가 많을 때는 진행률을 빨리 올려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음료부터 빠르게 제조를 하는 편이다.


몸에 익은 경험으로 음료를 빠르고 침착하게 제조하니 어느새 준비를 거의 마쳤다. 단체주문은 시간이 오래 걸려 그 사이 쿠팡이츠나 배민1 주문이 들어와 겹치면 동선이 꼬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제조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쿠팡이츠 주문이 들어왔다. 다행히 주문금액도 낮았고 단체주문도 거의 다 끝내, 쿠팡이츠 주문도 같이 준비를 했다. 단체주문 주문금액이 커 배차가 잡히지 않아 기다리는 사이 쿠팡이츠 기사가 와서 픽업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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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배달료를 500원 높이니 바로 배차가 돼서 빠르게 얼음을 담고 포장을 꼼꼼하게 했다. 고구마과자도 봉투당 1개씩 넣어드리고 당근에 올릴 사진까지 찍는 사이 기사님이 오셔서 픽업해 가셨다. 오전부터 큰 단체주문이 와서 당황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당근에 올릴 소식을 어떻게 쓸지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학교/어린이집 단체주문 소식은 조회수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틈이 생기면 빠르게 올릴 계획을 세웠다. 단체주문을 보내는 동안에도 주문은 계속 들어왔고, 어느새 시간은 1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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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계속 들어왔고, 금요일이라 그런지 끊임없이 들어오는 주문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날씨도 맑아져서 그런지 단골분들의 테이크아웃 주문도 종종 들어왔다. 주문을 보낸 뒤 잠깐의 틈이 생겨 포토샵으로 사진을 편집하고 GPT에게 내용을 받아 당근 소식을 올렸다.


그 뒤에도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 어느새 2시가 넘었고,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더니 배가 고파 떡볶이를 만들어 틈틈이 먹었다. 3시 이후로는 꽤나 한가해서 모처럼 요즘 제작하고 있는 PPT에 열중했다.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4시가 넘었다.


오늘은 여자친구가 저녁에 일정이 있어 혼자 먹기로 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 찜기에 새우볶음밥과 카레를 비빈 후에 5분을 돌려 먹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뜨거움을 참으며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은 뒤 콜라 한 잔으로 기분 좋게 저녁을 마무리했다.


맛있게 먹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요즘 매장 분위기도 좋아서 모처럼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자랑도 했다.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되면 종종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는 편이다.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해서 일찍 먹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저녁을 먹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이 몰려왔고, 3만원이 넘는 주문도 들어와 저녁을 일찍 먹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못 먹을 뻔했다. 주문을 보낸 뒤에는 한가해져서 마저 PPT를 제작했다. 저녁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7시가 겨우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은 생각보다 주문이 많이 없었고 종종 들어오는 편이었다. 그러다 땡겨요 주문이 들어왔는데 주소를 보니 여자친구 집이었다. 여자친구도 종종 주문을 하는데, 그 주문을 보며 피식 웃고 더 신경 써서 음료와 디저트를 조리해 빠르게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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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동안 주문이 오지 않아 ‘한가한 금요일 저녁이겠구나’ 생각했지만 8시가 넘으니 갑자기 주문이 몰려들어왔다. 요기요 디저트 위주로 4만원 주문이 들어와 정신없이 디저트를 조리하고 있는데 계속 주문이 밀려들어왔다.


‘역시 금요일 저녁은 방심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며 빠르게 주문들을 보냈다. 주문들을 다 보내고 비품과 설거지를 한 뒤 자리에 앉아 잠시나마 한숨을 돌렸다. 어느새 10시 마감까지 30분이 남았다. 미리 마감 청소를 준비하고 곧 있으면 퇴근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마감 청소를 빠르게 하고 포스 매출을 확인했다. 오늘은 배달의민족 매출이 상당히 좋았고 기분 좋게 미소를 짓고 포스도 마감했다. 그리고 전등을 끈 뒤 밖에 나가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단체주문 대응 체계

배차 지연시 배달료 +500원

단체주문: 쉬운 음료 우선

당근 소식: 단체주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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