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30. 날씨 : 맑음
오늘도 눈이 부스스 떠졌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8시, 오늘은 주일로 교회에 가는 날이다. 원래 교회에 가기 전 매장에 들러 오픈 준비를 했었는데 오늘부터 일요일에 오픈 준비를 하러 가지 않아도 돼서 10시30분까지 잠을 잘 수 있었기에 다시 눈을 감았다.
어느새 알람이 울리고 다시 눈이 떠졌다. 오랜만에 늦게까지 잠을 자서 그런지 몸이 날아갈 것처럼 기운이 넘쳤다. 평소라면 오전에 눈을 뜨면 피곤함에 일어나기가 힘든데 늦잠의 힘일까 오늘은 벌떡 일어나 졌다. 교회에 갈 준비를 하고 여자친구 전화를 기다렸다.
여자친구 전화가 왔고 밖에 나가니 여자친구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에 가는 길, 날씨가 오늘따라 정말 화창했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였다. 뉴스를 보니 오늘이 마지막 가을 날씨고 내일부터는 겨울 날씨라고 하던데 그래서 오늘 다들 놀러 가서 주문이 없을까 봐 조금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좋아 들뜨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다. 교회에 도착해 예배를 드리고 택시를 타고 매장에 도착해 오픈 준비를 하고 점심을 챙겨 먹었다. 그리고 커피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하고 타이머 15분을 설정했다.
일요일도 힘차게 보내기 위해 신나는 CCM으로 오픈을 시작했다.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이 들어왔고 타이머도 울려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주문을 보냈다. 오늘 주문이 없을까 봐 걱정했던 것과는 반대로 주문이 정말 잘 들어왔다.
1시에 오픈을 했는데 2시가 넘어가는 동안 주문들이 밀려 들어왔다. 주문들을 전부 보내니 한가해져 비어 있던 비품을 채우고 설거지도 얼른 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품과 설거지를 하는 사이 주문이 또 들어왔다. 서둘러 마무리하고 주문을 준비하는 사이 또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 어느새 4개나 쌓이게 되었다. 주문을 보낼 때마다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 오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느낌은 어제보다 더 바빴고 특히 내가 배차를 할 수 없는 배민1과 쿠팡이츠 주문이 많이 들어와 더 힘들었던 것 같았다.
주문들을 다 보내고 비품들과 설거지를 한 뒤 재료도 채우니 어느새 4시가 훌쩍 넘어가 버렸다. 3시간 동안 쉴 틈도 없이 주문을 보내니 마지막에는 체력이 부쳤지만 그래도 실수 없이 전부 보냈다. 매출도 확인하니 바쁜 만큼 높은 매출을 보여주었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4시 이후로 좀 한가해져 자리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여자친구 전화가 왔고 매장에 오고 있다고 했다. 여자친구가 온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기분이 들떠졌다.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기지개를 피고 잠시나마 한숨을 돌렸다.
여자친구가 매장에 도착하고 저녁 메뉴를 같이 고민했다. 고민 끝에 저녁으로 마라탕과 꿔바로우를 먹기로 했다. 아직 5시가 되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배가 고파 일찍 주문을 했다. 빨리 배달이 왔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부족한 재료들을 채워 넣었다.
재료를 채우고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역시 이곳 마라탕은 언제 먹어도 참 맛있다. 사골 베이스에 얼얼한 마라의 국물은 깊은 맛과 함께 우리가 선택한 야채와 당면, 고기가 가득 들어 있어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이 주문한 꿔바로우는 바삭하며 겉바속촉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얼얼한 마라탕과 찰떡궁합이었다. 저렴한 미니사이즈가 있어 마라탕과 함께 꼭 주문하는 편이고 맛도 맛이지만 청년부 목사님 아드님 가게이기 때문에 마라탕이 생각나면 이곳에 꼭 주문하는 편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여자친구와 함께 저녁장사 준비를 했다. 여자친구가 컨디션이 괜찮아져 저녁장사를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어제 혼자 고군분투를 했는데 도와준다고 하니 정말 고맙고 든든했다. 저녁을 일찍 먹어서 아직 5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30분이 지나니 갑자기 주문이 밀려 들어왔다. 분명 저녁메뉴를 주문할 시간인데 주문이 몰리니 의아했지만, 몰려오는 주문을 나는 음료 제조를, 여자친구는 포장을 맡아 침착하게 보낼 수 있었다. 만약 여자친구가 없었더라면 나 혼자 끙끙거리며 보냈을 생각에 아찔하면서 고마웠다.
몰려오는 주문을 보내니 6시 반이 넘어가고 있고 한가해져 자리에 앉아 한숨을 돌렸다. 아까와는 달리 주문이 뜸하게 들어왔고 8시가 되자 여자친구가 내일 출근 때문에 먼저 집으로 갔다. 다시 혼자가 됐고 마감까지 힘을 내기로 다짐했다.
저녁은 생각보다 오후에 비하면 한가한 편이었다. 종종 주문은 들어왔고 그렇게 마감시간을 향하고 있었다. 오후에 바쁜 바람에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자리에 앉아 쉬니 긴장이 풀려 피로감이 몰려왔다. 오후에 바빴기에 차라리 잘됐다 생각하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했다.
종종 들어오는 주문들을 보내니 어느새 마감시간이 되었다. 마감청소를 빠르게 하고 포스매출을 확인하니 땡겨요와 요기요를 빼면 매출이 정말 괜찮았다. 특히 쿠팡이츠 매출이 너무 높았는데 확실히 요즘 쿠팡이츠 매출이 심상치가 않은 모습이다.
그렇게 포스도 마감을 하고 전등을 끄고 밖으로 나가니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내일부터는 저녁에 영하로 떨어지고 화요일에는 눈도 온다고 하니 본격적인 겨울이 돼 가는 것 같았다. 겨울이면 배달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고 전기자전거 페달을 밟고 오늘도 퇴근을 했다.
**사장 노트**
주일 루틴: 예배 후 오픈
피크타임: 13–16시 연속 주문
채널 포커스: 쿠팡이츠 강세
겨울 성수기 기대·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