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아신스를 사러 가야겠다

구근 하나가 데려오는 봄의 시작

by 멈춤의 일기장

히아신스를 사러 가야겠다.


이맘때면 늘 생각나는 꽃이 있다.
바로 히아신스다.


봄 내음이 어렴풋이 감돌기 시작하면, 나는 일찍이 히아신스 구근 하나를 사서 작은 꽃밭에 놓아둔다. 그리고 꽃이 피어오르는 시간을 기다리며 감상한다.


구근 하나에서 피어오른 꽃 기둥.
마치 꽃으로 만든 대들보 같다고나 할까.
작은 아기의 도깨비방망이 같은 모습이다.


기둥 하나에 다닥다닥 피어난 수많은 작은 꽃들.
그곳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는 늘 나를 멈춰 서게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잠시 숨을 고르게 만든다.


꽃을 워낙 좋아해 한때는 남편에게 꽃집을 해보고 싶다고 졸랐던 적이 있다.
하지만 남편은 세상 모든 취미는 생업이 되면 스트레스가 되고, 결국 싫어질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렸다.


그때는 좋아하는 일을 말리는 남편이 야속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꽃 농가의 고충과 꽃가게의 현실을 들으면서 그 마음이 이해되었다.
야속함은 어느새 감사로 돌아섰다.


어쩌면 그래서일까.
아직도 꽃에 대한 갈망이 끊이지 않는다.


집에는 사랑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저녁이면 잎을 오므렸다가 아침이면 다시 활짝 날개를 펴는 그 작은 움직임을, 남편은 유심히 바라본다고 했다.
그렇게 한 가지라도 예쁘게 보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 나의 작은 화단은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이제 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히아신스를 사서, 그 도깨비방망이 같은 꽃 기둥을 마음껏 감상해야겠다.


올해는 하얀색, 노란색, 분홍색, 보라색, 붉은색까지.
색색의 히아신스를 모두 들여놓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멈춰 서게 하는 향기 하나쯤, 내 삶에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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