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내 손을 잡아준 사람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by 멈춤의 일기장

오늘도 걷습니다.
출렁이는 내 발밑에 안녕을 기도하며,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생각을 하며 걸어 봅니다.


얼마 전 부산 동백섬에서 짧은 출렁다리를 걸었습니다.
그 다리가 어쩌면 그렇게 내 인생과 닮아 있던지, 갑자기 울음이 왈칵 쏟아질 뻔했습니다.


혼자 걷기에도 출렁거리는데, 세상의 온갖 짐은 다 지고 가는 양 양쪽 어깨는 무겁기만 했습니다.
그 짐 가운데 단 하나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버거웠습니다.


앞이나 뒤에서 걷는 사람이 있으면, 중간에 낀 나는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더군요.
가만히 중심을 잡고 싶어도, 누군가의 발걸음에 따라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앞뒤에서 일부러 다리를 흔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더군요.
그 흔들림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큰 불안이 되는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다리가 더 내 삶 같았습니다.


내 뜻대로만 걸을 수 없는 날들이 있습니다.
내 마음 하나 붙잡기도 벅찬데, 세상은 자꾸 앞뒤에서 나를 흔듭니다.
그럴 때면 내가 잘못 걷고 있는 건 아닌가, 내 삶이 왜 이렇게 출렁거리는가 싶어 집니다.


계절 또한 제 마음과는 상관없이 흘러갑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작은 변화들처럼, 삶도 그렇게 흔들리며 흘러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햇살도 바람도 어느 때는 참 무심해 보입니다.
내 인생도 조금 더 따뜻하게 감싸주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걷습니다.
출렁이는 다리 위에서도, 흔들리는 마음 위에서도, 안녕을 빌며 한 걸음씩 건너가 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그 다리 위에서 혼자가 아님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내 손을 잡아 준 사람이 있었거든요. 남편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 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결국 내 버팀목이었음을, 그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듯 그렇게 또 하루를 건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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