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하는 위로

흔들린 하루 끝에서, 바람에게 말을 걸다

by 멈춤의 일기장


바람이 거세다.
오늘은 어디에서 멈추어야 할지 정할 수가 없다.


그리움도 외로움도 사랑도 행복도,
그 어떤 감정도 바람에 쓸려 날아가 버렸다.
한 곳에 정착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을 날려 버린 저 바람은
내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 것일까.
세상 모든 것을 흔들어 놓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자신이 흔들어 놓은 인간들을 위로해 줄 것인가.


공허와 슬픔과 외로움,
온갖 고난이라는 이름의 감정들을
바람에 실어 데려가 버린다면,
우리에게는 사랑과 희망과 기쁨과 행복만 남아 있을까.


만약 사랑과 희망과 기쁨과 행복만 남는다면
인간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람아 바람아
너 있는 곳 어디일지
내게만 조용히 귓속말해 주지 않으련


너 있는 곳에
사랑 있고 희망 있다면
행복 있고 기쁨 있다면


너의 어깨동무 친구가 되어
세상을 유람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간 세상에
희망과 사랑과 행복과 기쁨을
함께 실어 나르고 싶다.


강풍과 한파에
잠시 내 정신도 날아가 버린 것일까.
바람에게 “나 살려 달라”라고 기도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그 옛날 어린 시절,
두꺼비에게 새집을 달라고
모래 속에 손을 넣고 토닥이면서 노래하던 추억이
눈앞에 선연하게 떠오른다.
후훗, 하고 웃음이 나온다.


나를 떠밀 듯 스쳐 간 바람은
지금 어디쯤에 머물러 있을까.
그곳에서 나를 스쳐 간 바람을 맞은 누군가는
어떤 마음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바람이 사랑과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채워 날아가 조용히 품어주,

그 바람이 행복과 기쁨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행복과 기쁨을 가득 채워 날아가 따뜻하게 안겨주면 좋겠다.


눈을 감고 다시 그 바람을 상상해 본다.
아름다운 바람이기를.


그 아름다운 바람이
여러분에게도 스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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