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방식
일요일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휴일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이불 끝자락을 붙잡고 애원해 본다. 내일 하루만 더 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만 더 쉬게 해 준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뇌를 반은 집에, 반은 일터에 나누어 둔 채로, 오늘이 이 세상의 마지막 휴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간절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초침이 가는 것조차 아깝다. 그런데도 집에 잠시라도 더 있으면 하루가 그냥 사라져 버릴 것 같아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하지만 딱히 약속도 없고, 딱히 갈 곳도 없다. 결국 카페로 발길을 옮긴다. 이렇게라도 소비하지 않으면 휴일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드디어 월요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 일요일은 벌써 잊혀 있다. 오늘 할 일을 적어 본다. 한 가지라도 빠뜨리면 큰일이 날 것처럼 꼼꼼히 적는다. 어제 붙잡고 있던 이불 끝자락은 잊은 지 오래다. 아니, 까마득하다. 마치 꿈을 꿨고 그 꿈을 침대에 두고 일어난 사람처럼.
아침부터 발을 동동 구르며 오늘 할 일에 집중한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살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태어난 존재가 인간인 걸까. 웃픈 일이라고 해야 할까.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일요일 밤이 되면 다시 또 똑같은 일이 반복이 될 것이다.
일요일에는 악마와 거래라도 하고 싶을 만큼 휴일을 붙잡고 애원했는데, 월요일인 오늘은 그 애원을 까맣게 잊은 채 해야 할 일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의 차이란, 결국 “잊어버릴 줄 아는 마음” 덕분에 또 하루를 살아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