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을 걷던 엄마의 마음
밤 12시.
응애—응애.
한밤을 가로지르는 아기 울음소리.
정적을 가르는 작은 폭격 같다.
벌써 한 시간째 안고 있지만
전혀 잘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이 녀석.
아직 6개월 넘은 아기인데
이 시간에도 눈이 초롱초롱하다니.
밤잠을 유도해야 할 시기라는데
뭐가 문제인지 초산맘은 답답하기만 했다.
한 번 재우려면
한두 시간은 안고 바운스를 줘야 하는데
이게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엄마는 재우려 하고,
나의 찰떡이는 놀고 싶어 하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우린 완전한 동상이몽이다.
겨우 잠든 것 같아
조심조심 침대에 내려놓는 순간—
끼이익.
문이 열렸다.
그새 못 참고 방을 연 남편이다.
그 소리에 기다렸다는 듯
아기의 눈이 번쩍 뜨인다.
망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다행히
내일은 간호사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다.
벌써 네 번째인가.
찰떡이 출생신고할 때
우연히 알게 된 간호사 지원 서비스.
나이만 많은 초산모에
산후도우미 도움도 받지 못한 내게
그건 거의 구원 같은 존재였다.
딩동—
유난히 반가운 벨소리.
몇 번 뵌 분이라 더 반가웠다.
하루 종일 먹고 울고 자는 아기와 지내다 보면
성인과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큰 위안인지 모른다.
“선생님~
저희 아기가 잠을 너무 늦게 자요.
보통 밤 12시~12시 30분은 넘겨야 자요.”
“너무 늦게 자네요?”
그녀는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어릴 적 방학 계획표처럼
찰떡이 일상에 맞춘 일정표를 그리기 시작했다.
"밤잠이 좀 밀렸네요.”
명쾌한 한마디에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기분.
오늘 밤이 덜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잠이 꼬인 줄도 모르고
어떻게든 재우겠다는 일념에
아기띠에 이 녀석을 메고
밤길을 걸었던 날들이 있었으니까.
긴 밤.
무료함과 답답함을 떨구고자
여름 밤 공기 속을 헤매곤 했다.
그럴 때마다
거실에서 TV와 폰을 붙잡고
여유 부리는 남편이
어찌나 얄미웠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도 결국 추억인데,
그때의 난 그 밤.
아기의 숨결에 겨우 기대며
조용히 버티는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