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여유와 웃음을 주는 나의 아기.
얼음 동동
큰컵에 한가득 시원한 커피를 마셨다.
상.쾌.해
커피 한잔이 큰 행복일줄
그전엔 미쳐 몰랐지.
정말 몰랐다.
아기를 키울수록 스쳐갔던
사소한것에 감사함을 가졌다.
아기는 개월수가 늘어날수록
먹는 속도가 빨라졌지만
먹는 양은 더 늘어났다.
하지만, 아이의 잠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숨도 쉬어보고
창밖의 계절도 느낄수 있었다.
그 작은 여유가
내겐 사치이자 행복이었다.
그리고 나의 또다른 행복은
이 작은 아기를 목욕시키는 남편을 보는 것이었다.
조심조심,
소중히 목욕시키는 남편을 보며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따스함을 즐기는 순간이었으니.
이럴 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목에 힘을 준다.
오롯이 우리만 작은 아기를 목욕시킬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처럼.
방의 온도를 올리고
따듯한 물에.
그옆엔 더 따듯한 물을 준비했다.
아기의 수건과 기저귀,
로션을 가지런히 놓고..
허우적대며 작은 아기를 씻기는 일은
우리 일상의 가장 큰 행복이자 즐거움이었다.
우와~ 발가락이 동글동글해.
만져볼까?
떨어질 것 같아.
목욕 한 번에
온 집안이 들썩들썩 시끌벅적.
요란했지만
웃음이 넘쳤다.
언제부턴가
남편과의 툭닥거림도 사라졌다.
정말 신기하게도 말이다.
뿐만인가.
아이를 데리고 하는 나들이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더운 여름날이었지만
나뭇잎마저 싱그러웠고,
한여름의 더운 공기마저 새롭기만 했다.
유모차를 끌며
새근새근 곤히 잠든 아기를 내려다봤다.
마치 온 세상이 내 안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
나긋나긋한 바람.
초저녁 여름길을 걸었다.
그저 싱그러운 날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내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진 듯 했다.
"오늘은 뭘 먹지?"
남편과 오가는 일상의 대화마저
감사했던 날들.
하지만,
육아는 그리 만만한게 아니었다.
적응이 되어 익숙해지려는 찰나
나의 아기는 씨~~익 웃으며
또 다른 프로젝트를 선물로 안겨 주었다.
그저 그런 날이 되어가는 어느 날,
어두운 날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