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혼자인 구조였다.
우다다다다—
꺄르르륵—
둘이 손을 잡고 뛰어간다.
아장아장 뛰는 듯한 아이의 서툰 뜀박질에
웃음이 커진다.
우리 둘만의 시간이 바닥에 튀어 오른다.
“엄마 엄마!
바다꼬끼리, 엄떵 커.”
“엄마 엄마!
물꼬기 맘마.”
몇 시간이 한 시간처럼 지나갔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나는 늘 다음 목적지를 찾는다.
운전이 능숙해질수록
내가 갈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이 넓혀지자
하루가 달라졌다.
우리 둘만의 시간이 쌓이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뭘 하나"가 아니라
"오늘은 뭐 하지"가 되었다.
한 시간 전부터 분주히 준비했던 문화센터는
가는 데까지 20분이면 충분했다.
아이와 웃으며 준비하는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 오는 날에
콜택시도 연결되지 않아서
나는 축축하게 젖은 아기띠에
우산까지 들고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눈물을 흘리며
걸어가던 사람이었다.
힘든 발걸음에도 간 건 인이는 문화센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다는듯한 얼굴로, 끝까지
40분 내내 선생님 얼굴을 놓치지 않았다.
“애가 좋아하는데 말이 좀 느리네요.”
“괜찮을 거예요. 우리 애도 기다렸더니 하더라고요.”
옆에서 들려온 말들.
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먼저 흔들렸을 텐데
이젠 달랐다.
그 말이 스쳐간 뒤에 검색창부터 켜는 엄마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 아이는 기다리면 한다는 걸.
“인이야. 오늘 재밌었어?
엄마랑 오늘처럼 재미있게 놀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전화기 너머에서 친구가 말했다.
"아이는 온 동네가 키우는 거라잖아.
요즘은 엄마 혼자 키우는데 힘들고 지치는 게 맞아."
친구의 말이
그날 하루의 힘듦을 정리해 줬다.
엄마가 이상한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아니다.
아이를 키우며 힘든 건
아이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혼자인 구조 때문이다.
힘든 이 시간이 정상인 거다.
이 순간의 힘듦이 어디 나 하나뿐일까.
"엄마~ 따랑해요."
눈뜨며 속삭이는 아이의 달콤한 말에
막연히 두려웠던 나의 아침은 이제 설렘으로 바뀐다.
부족한 엄마라서 힘든 게 아니라
혼자 버티라고 해서 힘든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