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했던 날들을 헤아리다 보면
그래, 난 그랬지.
유난히 뾰족할 때가 있지.
둥글다 못해 남들이 주무르는 대로 생겨먹을 거 같은 내가 유난히도 한겨울 날카로운 칼날처럼 쌍둥 잘라버릴 때가 있지.
가여운 나 같은 네가 한없이 초라한 모습을 보일 때
자존심 센 나 같은 네가 허접한 욕심을 부릴 때
억척같은 나 같은 네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무너질 때
불처럼 따뜻한 나 같은 네가 사람을 차별할 때.
그랬지 난 유난히도 쏜살같이 벼락같은 몽둥이로 내려 갈겼지.
그래서, 난, 지금, 혼자, 어둠 속에서 한올의 빛을 붙잡고 있지.
고고한 인생 따위로 늙고 싶었지. 그래 알아.
모순된 내 모습에 등이 굽었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야.
인생이 계획대로 펼쳐지길 바랐지. 그건 오버지.
그래, 그래, 그래.
네 맘 다 이해해.
그런데 넌 그런 아이야.
네 것을 내주며 말을 걸고 싶었지. 그래 너니까.
할 말이 없어도 먼저 건넸지. 우스워지든 말든 넌 중요하지 않으니까.
아파도 견뎠지. 그 사람 철들 테니까.
그래, 그래, 그래. 넌 그랬지.
그렇게 사람이 다가오길 기다렸지.
손내밀 었지. 그게 너니까.
후회 없이 다가갔으니 이제 그만 쉬렴.
이제는 그들이 말 걸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