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에 다가가는 것처럼

어느 날 신에게 썼던 편지

by 구시안

작은 발걸음들이었을 것이다.

이겨보려 애쓰던 수많은 날들 동안. 자신도 모르게 걸었던 그 발걸음들이.

매번 변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한 때 좋아했던 사랑했던 문학 속에. 철학 속에. 사람은 변하면 안 된다는 말이 이어졌지만, 그 불가능을 시험해 보지도 못한 채. 우리는 불가능이라는 것을 느껴야만 했으니까.


시계의 공전이 이루어지는 동안. 사람은. 아니, 우리는 퍼즐의 조각만을 찾아야 했으니까.

애써 정말 꼼꼼하게 적어왔다고 생각했던 일기조차, 기억 나부랭이가 되었을 뿐이니까.

나는 생각보다 철저했다고. 그리고 찾아갔다고. 꿈을 위해서. 불가능을 넘기 위해서. 그 빛을 향해서.


주어진 모든 것을 완수하려 노력하고 해내기도 했다고.

삶의 치유자를 찾아다녔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고.

그래서 혼자라는 이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세상이 역겹다고 울부짖어도 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누군가를 애도하기 위한 완수를 위한 미션은 늘 있었다고.

내 볼을 쓰다듬어줄. 위로해줄. 사람 하나 찾기가 힘들었다고.


생각들은 분노가 되어 펼쳐지는 그림들이 악몽이었다고.

누군가를 위해 쓴 위로도 버림받는다고.

제자리를 돌고 도는 둥근 지구에 살고 있는 죄 밖에 없다고.

외로움이 목을 조여와 죽음의 공동체에 이름을 올리기가 무서웠다고.

껍질만이 훌륭한 육신 안에서 무서웠다고. 두려웠다고.

세상은 욕심을 가르치고 그것을 좇기 위해 땀 흘렸다고. 토해봤다고.

내가 쓴 시 한 줄이 우스워 웃어도 봤다고.

누가 마법을 걸어 이어지는 끈들이 상처를 줬다고.

평화와 달콤한 거짓말은. 그것은 영화였다고.

사랑했던 죽어 사라진 이들이 그리웠다고.

멍멍하게 귀에 울리는 달콤한 거짓말들이 여전했다고.


내 몸이 얼마나 썩었을지 생각했다고.

순수했던 감정과 마음이 얼마나 파괴되었을지.

얼마나 연약하게 말라비틀어져 있을지.

이미 죽어 그것들은 겨울의 깊은 땅 속에 얼어붙어 있을지.

그렇게 썩어가는 모든 것을 지켜보는 두 눈이 읽고 있다고.


삶은 주술적인 여행이라고.

꿈결의 여행 같은 것은 없었다고.


그 꿈결 같은 여행을 위해 허상 좇는 사람들이

지구 안에 살고 있다고.


그것이 당신이 말하는 불가능에 다가가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당신은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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