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복잡함을 비워내는 방법
나는 어쩌면 매일 같은 고민을, 조금씩 다른 문장으로 적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비슷한 이야기로 되돌아오고 마는 그 반복 속에서, 나는 헝클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할 질서를 정립한다.
내가 쓰는 글은 결국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마다 무의식이 붙드는 조각들이 차곡차곡 쌓여 내 기록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그동안 남긴 지난 글들을 천천히 훑어보니, 소란한 마음을 잠재우고 내 안의 중심을 찾아주던 세 가지 키워드가 보였다. 그것은 내가 무언가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생각을 덜어내기 위해 끝내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나만의 방식들이다.
첫 번째 키워드, ‘틈’
나의 글쓰기는 완벽하게 준비된 시간보다, 일상에 녹아든 의식이 흐트러지는 미세한 시간의 틈새에서 시작된다. 특히 타인이 선을 넘어 내면의 파도가 일렁일 때 더욱이 그러하다. 복잡한 생각들이 마구 소용돌이치는 그 찰나는 나에게 곧 기록의 시작점이 된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의 작은 여백이나 버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짧은 순간들, 그리고 가벼운 운동화로 갈아 신고 나선 길 위에서 생각을 비워내며 걷는 시간들. 이 모든 '틈'은 세상과 나 사이의 심리적 적정 거리이자, 거친 생각을 정제해 내는 통로다. 나는 이 사소한 순간들을 사유하며 비로소 마음의 자리를 되찾는다.
두 번째 키워드, ‘진솔함’
나는 내 안의 흐트러진 생각들을 질서 있게 배열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매일의 기록은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내가 만나 현재의 나를 조율하는 가장 정직한 대화다. 내 글의 가장 큰 독자는 과거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일뿐이다. 복잡한 날도, 담담한 날도 그 감정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적어낼 때 문장은 비로소 스스로를 보듬는 힘을 얻는다. 진솔함은 내게 끝내 지켜내고 싶은 원칙을 넘어, 외향인인 척 애쓰는 사회화된 내향인인 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비춰 내면의 소음을 잠시 멈춰주는 유일한 길이다.
세 번째 키워드, ‘결’
글을 쓰는 행위는 조용한 루틴, 불편했던 장면들이 만들어준 기준, 그리고 하루 중 문득 찾아오는 설레는 순간들 같은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나만의 '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런 조각들이 층층이 쌓여 비로소 복잡했던 내면은 하나의 풍경으로 정돈된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를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이 스스로 평온함을 느끼는 것,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완결된 내면의 상태다.
나는 이 세 가지 키워드, ‘틈, 진솔함, 결’을 통해 매일의 복잡함을 씻어낸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는 세상의 흐름이 아닌, 나만의 속도로 작동하는 내면의 시계다. 그 안에서 나는 가장 솔직하고, 가장 나다운 깊은 시간을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