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삐에로에게
사람을 보내는 일은 이별이 아니라
건배에 더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부서장이 된 뒤로 나는
사람을 보내는 일을 자주 겪는다.
누군가 떠난다는 것은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라기보다
함께 있던 시간을 조용히 접는 일에 가까웠다.
며칠 사이 연달아 인사를 건네받았을 때,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무엇을 놓쳤을까...
조금 더 붙잡을 수는 없었을까.
내 몫의 부족함은 없었는지, 조용히 돌아보게 된다.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연인을 떠나보내는 일과 닮아 있다.
붙잡고 싶은 마음과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한동안 같은 자리에 머문다.
나는 아직도 이별을 잘하지 못한다.
늘 마음 한쪽이 조용히 아려온다.
다만 요즘은 그 아림을 안고
조금씩 걸어가는 법을 배운다.
사람을 보내는 연습, 관계를 내려놓는 연습,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연습.
그러다 문득 알게 되었다.
청춘은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건너가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같은 무대 위에 잠시 함께 섰을 뿐이다.
각자의 장면을 연기하다 다음 막으로 이동하는 배우들처럼.
그래서 나는 떠나는 사람이라 부르지 않고
다음 무대로 가는 사람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날 밤,
나는 이 마음을 시와 노래 속에 꼭꼭 심어 두었다.
사직서라는 이름의 기록이 되었고,
청춘의 희망과 삐에로라는 또 다른 목소리가 되었다.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웃으며 서 있지만 속으로는 떨고 있는 존재들.
형님이라 부르고 아우라 답하며
서로의 등을 잠시 두드려 주는 사람들.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배신이 아니라 각자의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서장으로서
나는 이제 사람을 붙잡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다음 무대에도
빛이 있기를.
사직서는
청춘의 이별이 아니라 다시 걷기 위한 다짐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잔을 하나 든다.
떠나는 청춘에게 건배를,
다가올 내일에게 축배를.
이 글은
떠난 사람을 위한 기록이 아니라
떠나는 사람을 응원하는 인사다.
그리고 나는 이제
삽상(澁爽)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청춘의 삐에로들이여,
당신들의 다음 장면에도
웃음이 있기를.
다음 글에서는 이 마음을 시와 노래로 옮깁니다. '청춘의 희망' 이라는 기록으로,
가고 오지 않는 사람에게 보내는 작은 건배를 남깁니다.
〈사직서〉– 보내는 마음으로, 오늘의 온기를 노래로 남깁니다. 마음결 방끗^^, 박하설 올림
https://www.youtube.com/watch?v=fkflE3zGsoA